인재양성 공들여온 北, IT·화학부문 등 각종 기술고급중학교 세워와
북한이 올해 각 지역의 경제적 특성에 맞는 인재 양성을 위해 '북한판 특성화고'인 기술고급중학교 130여곳을 신설하기로 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올해 전국적으로 130여개의 기술고급중학교(기술반)들이 새로 나올 것"이라며 "교육위원회와 도, 시, 군들에서 해당 지역의 경제·지리적 특성에 맞게 기술고급중학교(기술반)들을 새로 내오기 위한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에서 고급중학교는 남측의 고등학교에 해당하는데, 그중 '기술고급중학교'는 특정 분야를 집중적으로 교육하며 직업훈련 등 실습 위주로 교과가 짜이는 남측의 특성화고등학교와 유사하다.

기술반은 일반 고등학교에 설립하는 특성화반이다
북한이 올해 신설할 기술고급중학교와 기술반은 산업미술이나 피복 등 여러 분야의 기술과목을 다룰 예정이며, 학생들은 각자의 재능에 맞게 분야를 선택할 수 있다.

신문은 '해당 지역의 경제 지리적 특성과 학생들의 개성에 따르는 교육을 여러 가지 형태로 실속있게 해나가야 한다'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발언을 소개하면서 "학생들이 개성에 따라 기술반을 선택해 교육을 받는 체계를 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내각 교육위원회는 올해 기술고급중학교 신설에 맞춰 학년별로 단계별 교육목표를 세우고 교사들의 역량 강화와 교과서·참고서 발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아울러 각 도·시·군에서는 기존 고급중학교 중 일부를 기술고급중학교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각 지역의 당조직 지도 아래 후원단체들을 통해 기술고급중학교의 교육환경을 개선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북한이 올해 지역경제 맞춤형 기술고급중학교를 대폭 신설하는 것은 자력갱생 기조 속에 각 지역별로 경제적 역량을 키워 민생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의 일환으로 보인다.

북한은 작년 9월 최고인민회의에서 "모든 시·군을 문명부강한 사회주의 강국의 전략적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시·군 발전법'을 채택하는 등 지방 발전에 힘써왔다.

앞서 북한은 '전민 과학기술 인재화'와 자체 역량에 따른 지역 경제 발전 노선에 따라 2017년 금속·석탄·전력·수산·농산·축산·과수·화학부문의 기술고급중학교를 처음으로 100여개 신설했다.

2019년에는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인재 양성을 위해 각 도에 11개의 '정보기술고급중학교'를, 2020년 각지에 IT분야 기술고급중학교 190곳을 신설하며 컴퓨터 등 각종 설비와 전문가를 배치했다.

작년에도 먹거리와 생필품 생산의 핵심인 화학공업의 인재 양성을 위해 화학 부문 기술고급중학교과 기술반 수십 곳을 세웠는데, 김정은 정권은 300여개 설립을 목표로 내세웠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