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성 있으면 광고성 게시물 판단…대전지법 "긍정적 댓글 유도 목적"

제품 사용 후기 작성자를 대상으로 사은품을 지급하는 행위는 그 후기 내용이 부정적이었더라도 결국 광고 활동으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금품을 먼저 지급하고 홍보성 게시글을 작성하게 하는 일반적인 광고 행태와 똑같이 대가 관계가 존재한다는 취지에서다.

24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세차용품 쇼핑몰을 운영하는 A씨 등 2명은 2019년께 자신들의 유튜브 방송에 올린 경쟁업체 세차용품 리뷰 동영상에서 "아, 이거 딱 봐도 돈 들어갔구나, 광고구나"라며 경쟁업체가 사람들에게 유료 광고용 댓글을 작성하게 했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이들은 이어 '소비자들이 한 번 쓰고 버렸다는 말을 많이 한다'라거나 '진짜 많은 분이 다른 용도로 사용해 버린다'는 등 품질을 헐뜯는 듯한 글을 작성하기도 했다.

검찰은 고소 등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해 A씨 등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관련 재판에서 경쟁업체 측은 "홍보를 위해 사용자들에게 광고비를 주고 댓글을 달게 한 사실이 없고, 사용자 다수가 제품에 대해 좋은 평가를 했다"고 항변했다.

법원 "부정적 사용 후기라도 사은품 줬다면 결국 광고"
대전지법 형사7단독 김지영 판사는 그러나 A씨 등에게 죄를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사용 후기에 대해 사은품 등 대가를 지급했다면 결국 경쟁업체 측이 긍정적 내용의 사용 후기 게시를 유도했다고 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김 판사는 "사용 후기 내용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사은품을 줬더라도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의식적으로 긍정적으로 작성하게 될 경향이 높다"며 "사은품 지급 행위는 광고성 게시글에 대한 대가 지급으로 평가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여러 증거를 종합할 때 A씨 말처럼 경쟁업체 측 제품에 대한 부정적 평가 견해가 실제 존재하는 만큼 명예훼손죄나 허위사실 유포를 전제로 한 업무방해죄는 성립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김 판사는 이런 이유로 A씨 등 2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