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소득국 백신 자급화 위한 백신·의약품 공정 훈련 중심지로
"2025년에 연 2천명의 훈련생 초청…20%는 한국 교육생으로 구성"
WHO, 한국 '바이오 인력양성허브' 지정…저소득국 백신생산 지원
저소득 국가가 스스로 백신을 생산할 수 있도록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데 우리 정부와 바이오 기업이 힘을 보탠다.

2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날 온라인 브리핑을 통해 한국을 'WHO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이하 인력양성 허브)로 선정한다고 밝혔다.

인력양성 허브는 중·저소득국의 백신 자급화를 위해 백신과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에 대한 교육 및 훈련을 제공하는 중심 기관을 의미한다.

WHO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국가 간 백신 불평등 문제가 심화하자 백신 자급이 어려운 중·저소득국의 바이오 역량을 키우기 위해 'WHO 인력양성 허브'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그 일환으로 국내 바이오 기업의 백신 생산 능력, 교육 시설 인프라 등을 고려해 이날 한국을 바이오 인력 양성의 중심지로 선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등 한국의 바이오 기업들은 전 세계 2위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가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과정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노바백스, 모더나 백신 등 5종의 백신을 위탁생산한 경험이 있으며, 국산 백신 개발도 진행 중이다.

정부는 지난해 5월 한미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우리나라를 세계 백신 허브로 만든다는 '글로벌 백신 허브화 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왔다.

WHO, 한국 '바이오 인력양성허브' 지정…저소득국 백신생산 지원
정부는 이번 지정에 따라 인천광역시 연수구 송도와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에 2곳의 바이오 생산공정 공공실습장을 확충하고, 추가로 교육장 2곳과 전담 훈련시설도 개소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올해 글로벌 바이오 훈련생 370명을 양성하기 위해 오는 7월부터 실제 교육에 들어간다.

이 중 310명은 백신·바이오의약품 개발과 생산에 대한 이론교육과 글로벌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 기본교육을 받게 된다.

나머지 60명은 아시아·태평양지역 개발도상국 출신 교육생으로 아시아개발은행(ADB)의 지원을 받아 바이오생산공정 실습교육을 받는다.

전체 인원과는 별도로 우리나라 교육생 150명도 올해 교육 대상에 포함된다.

이강호 글로벌백신허브화추진단장은 이날 사전 설명회에서 "훈련생 370명은 당장 올해부터 한국에서 교육을 받게 되며, 내년에는 교육생 규모가 더 확대될 예정"이라면서 "바이오 생산 교육 설비가 구축되는 2025년에는 연 2천명 규모의 개발도상국 훈련생을 초청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전체 교육생의 20%를 한국 청년으로 구성해 향후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정부는 향후 WHO와 공동으로 준비위원회를 구성해 주기적으로 실무회의를 열고, 교육과정 개발과 교육생 선발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이번 지정은 한국의 바이오 분야 성장 경험을 세계와 나누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더불어 우리 기업의 신뢰도를 높이는 등 한국이 바이오 산업 선도국으로 진입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권덕철 복지부 장관도 "코로나19를 극복하고, 차기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의 바이오 역량을 활용한 글로벌 리더십을 기대한 것"이라며 "향후 한국을 바이오 인력 양성의 메카로 발전시켜 세계 보건안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