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 용기 재생원료 기준' 고시…기존 화학적 가공에서 범위 넓혀
투명페트병, 물리적 가공 거쳐 식품 용기로 재활용된다
별도로 분리 배출된 투명페트병을 화학적 가공 이 아닌 물리적인 가공만을 거쳐 식품 용기로 재활용하는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환경부는 투명페트병을 재활용해 식음료를 담을 수 있는 새로운 용기로 만드는 과정에서 선별사업자와 재활용사업자가 준수해야 할 시설기준, 품질기준 등을 담은 '식품 용기 재생원료 기준'을 확정해 24일 고시한다고 23일 밝혔다.

이번 기준은 고시와 동시에 시행된다.

그간 국내에서는 식품과 직접 접촉하는 용기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할 경우 화학적으로 분해·정제해 중합한 것이나 신규 원재료로부터 발생한 자투리 등 공정 부산물로 범위를 제한했었다.

하지만 유럽, 미국 등 해외에서는 이미 재생원료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재생원료로 식품 용기를 제조할 때 세척, 분쇄, 용융하는 물리적인 가공 과정을 거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이에 맞춰 범위를 넓힌 것이다.

이번에 개편된 기준에 따라 앞으로 식품 용기에 사용되는 재생원료를 생산하고자 하는 재활용사업자는 파쇄·분쇄 및 광학선별 시설 등 투명페트병을 별도로 재활용하는 설비를 갖춰야 한다.

재생원료를 생산할 때 투입되는 원료는 다른 재질의 플라스틱과 혼합되지 않도록 수거·운반하고, 관련 기준을 충족하는 선별업체가 별도로 보관, 압축, 선별한 투명페트병만을 사용해야 한다.

재활용 공정을 거쳐 생산된 재생원료는 라벨 등 이물질, 폴리올레핀(PO) 및 접착제 함량, 폴리염화비닐(PVC) 함량 등 품질기준을 만족해야 한다.

식품 용기용 재생원료 생산을 희망하는 재활용업체는 환경부 자원재활용과에 적합성 확인을 신청할 수 있다.

환경부는 해당 업체의 시설 및 품질기준 준수 여부를 검토한 후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30일 내 확인서를 발급한다.

'식품 용기 재생원료 기준'의 자세한 내용은 환경부 누리집(www.me.go.kr) 또는 국가법령정보센터 누리집(www.law.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환경부는 투명페트병 재활용 확대를 위해 지난해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와 공동으로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해왔다.

환경부는 이번에 고시하는 기준에 따라 별도로 수거·선별된 투명페트병을 중간원료(플레이크)로 만드는 단계까지 1차 검증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이후 단계부터 2차 검증을 하며, 지난해 9월 개정된 '기구 및 용기·포장의 기준 및 규격'에 따라 식품 용기 생산공정에 투입되는 최종원료를 심사한다.

홍동곤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은 "이번에 개편된 제도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고품질 재생원료의 안정적 수요처가 확보돼 투명페트병의 재활용이 활성화되고 재생원료의 품질이 향상될 것"이라며 "우리나라 재활용산업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