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덮친 전쟁 공포…증권가 "단기·제한적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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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리스크가 다시 심화되며 국내외 금융시장이 휘청이고 있습니다.
오늘은 박해린 증권부 기자, 오민지 글로벌콘텐츠부 기자와 함께 국내외 시장 상황 진단하겠습니다.
먼저 박 기자, 오늘 국내 증시 상황 먼저 정리해주시죠.
<박 기자>
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코스피는 어제보다 38포인트 빠지며 2,706.79포인트로 장을 마쳤습니다.
장중 2700선이 붕괴되기도 했는데 다행히 2700선은 지켜내고 마감했습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260억원, 3,820억원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고, 개인은 홀로 약 6,700억원 순매수했습니다.
코스닥 지수는 어제보다 16포인트 내린 868.11에 마감했습니다.
개인과 기관이 순매수한 한편 외국인은 488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앵커>
오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 양상이 세계 금융 시장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죠.
<오 기자>
오늘 미국 증시는 공휴일로 장이 열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미국 지수 선물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는데요.
나스닥 선물은 2.19% 급락을 보였고 S&P500 선물도 1.7%, 다우는 1.4% 하락했습니다.
반면 러시아 금융시장은 직접적으로 타격을 받았습니다.
러시아의 루블화는 3.75% 하락하면서 큰폭으로 떨어졌고요.
러시아 증시인 모엑스 지수는 장중 14% 넘게 빠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오 기자, 정확하게 현재 상황이 어떻게 되는 거죠?
<오 기자>
긴장 상태를 이어오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 상황에서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진입을 명령한 건데요.
현지시간으로 21일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푸틴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 러시아 평화유지군 진입을 명령했습니다.
이 돈바스 지역 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의 친(親)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독립을 선포했습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이 독립을 승인하는 법령에 서명을 했고 거기에 "평화 유지 활동을 한다"라는 명목을 내세우면서 군대 진입을 명령한 거죠.
<앵커>
러시아의 움직임에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오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진입에 대해 서방 국가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먼저 미국은 경제 제재 조치를 곧바로 내렸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독립을 승인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에 대해 미국인의 신규 투자나 무역, 금융을 금지하는 행동 명령을 발동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갈등 상황 발발 이후 미국이 내린 첫 제재 조치였습니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EU집행위원장은 공동 성명으로 러시아의 군 진입명령을 규탄한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추가적으로 제재 조치가 더 발동될 수 있는 거죠?
<오 기자>
네 러시아의 태세에 따라서 서방의 경제 압력은 더 심화될 수 있습니다.
백악관은 현지시간으로 22일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전해졌고요.
유럽연합도 제재 조치에 들어가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우르줄라 유럽연합 집행위원장은 이전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시 국제 금융시장 차단, 유럽연합 제품 수입 차단 등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해왔습니다.
유럽연합이 제시하는 대(對)러시아 제재 조치가 어느 정도 수준일지도 주목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앵커>
박 기자, 국내 증권가에선 이 같은 상황이 우리 증시에 얼마나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까?
<박 기자>
향후 전면전으로 확대될지 등에 따라 전망이 바뀌겠지만 현 상황에선 대체로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것이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현재 리스크가 이미 일정 부분 시장 가격에 선반영돼 있는 데다 전쟁이 전면전으로 번지기는 어렵다고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업계에선 "러시아가 조용한 전쟁으로 초기 상황을 주도하려고 의도하고 있다"며 지정학적 위기 상황에서 주로 나오는 패턴인 다음과 같은 패턴이 나타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시장의 핵심 이슈는 아니지만, 취약해진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고 봤습니다.
이에 2700선 지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진단하며, 만약 코스피 지수가 반등하더라도 따라가는 전략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박 기자, 장중 2700선이 붕괴되기도 했지만 그래도 지지선으로 거론되는 2700선은 버틴 채로 장을 마쳐 다행입니다.
<박 기자>
네, 다만 인플레이션이 관건입니다.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뛰는 가운데 원자재 가격까지 급등하며 인플레 압력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이번 사태는 국제 원유 가격과 천연가스 가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글로벌 원유 생산량의 약 13%, 천연가스 생산량의 17%를 담당하고 있고,
우크라이나에는 러시아에서 유럽으로 공급되는 파이프라인이 가동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단기적 무력 충돌 발생 시 우크라이나를 경유하는 라인의 일시적 가동 중단 우려가 높다"며 "국제 유가와 천연가스 가격 단기 강세가 불가피하다"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비철금속 가격도 오르고 있다고요.
<박 기자>
네, 러시아는 세계적으로 알루미늄과 니켈의 생산량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공급 차질에 대한 우려도 나옵니다.
또 우크라이나는 전 세계 밀 수출의 12%, 옥수수수 수출의 16%를 차지하기 때문에 농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애그플레이션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국제 유가부터 원자재 가격까지 세계 경제에 인플레 압력을 키울 우려 요인들이 굉장히 많군요.
박 기자, 이 가운데 업종별 희비가 갈렸을 것 같습니다.
천연가스와 국제 유가가 뛸 것이라는 관측에 에너지주는 강세를 보였고, 에그플레이션 우려 속에 사료 관련주도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한편 사태가 심각해지거나 장기화될 경우 원자재 가격 부담이 있는 반도체, 음식료 업종 등이 영향을 받을 뿐 아니라, 국내 경제 전반에도 타격을 입힐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반도체 특수가스 원료 수급에 문제가 생긴다면 반도체 업종뿐 아니라 반도체가 적용되는 IT업종에도 타격을 입히는 등 줄줄이 이익이 훼손될 수밖에 없는거죠.
<앵커>
그렇다면 전쟁 위험에서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는 업종이 있다면 어떤 게 있습니까?
<박 기자>
전쟁의 위험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는 업종으로는 유통이나 통신, 게임, 은행 업종 등이 꼽힙니다.
<앵커>
오 기자, 앞으로의 러시아 행보가 국내외 금융시장의 큰 변수가 되겠네요.
<오 기자>
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백악관의 고위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새로운 전쟁 국면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는데요.
이전에도 러시아군이 군대를 주둔하고 있었고 앞으로의 러시아 행보에 더 긴밀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브리핑에서 발표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이 지난 2014년부터 이어져온 지난한 상황이라는 점에서인데요.
이런 갈등 상황에 더해서 러시아의 침공 결정이 러시아 자국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러시아의 실제 행보가 어떻게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겁니다.
<앵커>
박 기자, 마지막으로 이번주 목요일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가 열리죠.
이번에 기준금리가 인상된다면 시장에 또 한번 충격이 가는 건 아닙니까?
<박 기자>
이번 금통위에선 기준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합니다.
금융투자협회 조사 결과 채권전문가 10명 중 9명은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동결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신영증권은 "3회 연속 인상이 금통위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점, 2월 금통위가 이주열 총재의 마지막 회의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는 금리 동결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동결이 나오게 되면 금리 인상에 따른 증시 부담감은 잠시 덜어둘 수 있겠군요. 잘 들었습니다.
박해린기자 hl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