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도핑 파문'으로 몰아넣었던 러시아의 카밀라 발리예바(16)가 코치와 팬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다만 도핑 의혹에 대한 반성의 메시지는 없었다.

발리예바는 21일(현지시간) 자신의 SNS를 통해 예테리 투트베리제, 다닐 글레이헨가우스를 포함한 코치진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했다. 그는 베이징에서 코치들과 함께 찍은 사진과 함께 "당신은 단순히 훈련뿐만 아니라 자신을 극복하는 법을 가르친다. 이는 스포츠는 물론이고 인생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조언"이라고 썼다. 이어 "당신이 내 옆에 있어 줬기에 나는 보호받는다고 느낀다. 어떤 시련도 이겨낼 수 있다고 느낀다. 내가 강해질 수 있도록 도와줘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발리예바는 베이징올림픽에서 받았던 따가운 시선과는 달리 뜨거운 환대를 받으며 지난 19일 귀국했다. 그는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준 팬들에게도 별도의 메시지를 통해 감사의 말을 전했다.

그는 러시아어와 영어로 "힘든 시기에 나와 함께했던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고 싶다. 이들은 내 편이 돼 줬고, 내가 자신감을 잃지 않도록 해줬다"며 "나를 생각해준 사람, 기도한 사람, 나를 믿어준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팬, 가족, 친구, 코치, 러시아올림픽위원회(ROC) 팀 전체, 조국, 전 세계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며 "고마워요!!! 나는 영원히 감사합니다!!! 나는 이것을 항상 기억하고 감사함을 느끼며 당신을 위해 스케이트를 탈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최고의 기대주로 꼽혔던 발리예바는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우승 이후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적발돼 비판의 중심에 섰다. 그는 논란 끝에 여자 싱글에 정상적으로 출전했지만 프리스케이팅에서 실수를 연발하며 4위로 결국 메달권에 들지 못했다.

세계반도핑기구(WADA)는 지난해 12월 채취된 소변 샘플에서 협심증 치료제 트리메타지딘에 양성 반응을 보인 발리예바의 주변 어른들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성년자인 발리예바의 도핑 의혹 배후에는 주변 어른들이 있다고 본 것이다. 여기에는 투트베리제 코치도 포함된다.

투트베리제 코치는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 피겨 단체전 금메달을 딴 율리야 리프니츠카야,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금메달을 딴 알리나 자기토바, 은메달을 딴 예브게니 메드베데바를 지도했다. 투트베리제 코치는 이달 초 러시아 TV와의 인터뷰에서 발리예바의 도핑 의혹에 대해 "카밀라는 결백하고 깨끗하다고 절대적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발리예바가 여론몰이의 희생자라고 강조한 투트베리제 코치는 지난 20일 발리예바가 훈련에 복귀했다며 훈련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