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침공시 러 금융기관 미 은행 통한 국제결제 차단"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시 강력한 제재를 가하겠다고 연일 경고하는 가운데 미국이 자국 금융기관을 이용한 러시아 대형 금융기관의 국제결제 업무를 차단하는 방안이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통신은 20일(현지시간) 3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비해 미 행정부에서 거론되는 대(對)러시아 제재 옵션에 대해 보도했다.

미국은 제재 대상에 오르는 러시아 은행 등이 미국 금융기관을 통해 국제결제 업무를 할 수 있게 하는 '외화결제(환거래) 제휴은행' 업무를 막아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가한다는 구상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외화결제 제휴은행 관계에 대한 제재 가능성이 거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식통들은 또 미 행정부가 러시아의 특정 개인과 업체를 '특별지정 제재대상(SDN)' 명단에 올리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이 경우 제재 대상자를 사실상 미국 은행 시스템에서 내쫓고 미국인과의 거래를 막는 한편, 이들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는 등의 조처가 이뤄진다.

다만 미 백악관과 재무부는 로이터의 확인 요청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

소식통들은 "제재안은 막판까지 바뀔 수 있다"면서 "누가 제재 대상이 될지도 불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외화결제 제휴은행 제재 대상에 VTB뱅크·스베르뱅크·브네시코놈뱅크(VEB) 등 러시아 대형 은행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이들 러시아 대형 은행들이 SDN으로 지정될지 여부도 불명확한 상태다.

외화결제 제휴은행 관계 차단이 SDN 지정처럼 은행 자산을 동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잖은 효과를 낼 것이라는 전문가 평가가 나온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제재 대상 은행이 미 달러화로 거래하기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우크라이나 침공 시 러시아를 강력히 제재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달리프 싱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18일 브리핑에서 "러시아는 국제사회의 왕따가 될 것이다.

국제 금융시장에서 고립되고 가장 정교한 기술 자원을 박탈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는 조처는 초기 제재에 포함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도 20일 BBC 방송 인터뷰에서 "미국과 영국이 러시아 기업의 파운드화·달러화를 이용한 거래를 중단시킬 수 있다"고 언급했다.

유럽연합(EU) 행정부 수반 격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도 이날 ARD 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러시아는 원칙적으로 국제 금융 시장에서 차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