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미국과 외화자금 지원 협의…IMF 추가지원도 기대
러시아의 침공 위협에 놓인 우크라이나가 수십억달러의 외화를 마련하기 위해 미국 등 서방 각국과 협의하고 있으며 국제통화기금(IMF)의 추가 자금 지원을 추진하고 있다고 세르히 마르첸코 우크라이나 재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마르첸코 장관은 미국과 다른 나라들이 IMF 특별인출권(SDR)을 우크라이나로 이전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미국과 논의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말했다.

마르첸코 장관은 "우리는 SDR 배정을 도와줄 매우 정교한 수단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SDR은 IMF 회원국이 외환 유동성이 부족할 때 필요한 만큼 달러 등 주요 통화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다.

SDR의 가치는 달러, 유로, 위안, 엔, 파운드 등 5개 통화로 구성된 바스켓에 바탕한다.

따라서 우크라이나가 미국 등의 SDR을 넘겨받게 되면 그만큼 달러 등 외환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러시아와의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영향을 줄이기 위해 우크라이나 정부가 추진하는 방안 가운데 하나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에 10만명 넘는 병력을 집결시켜 전쟁 우려를 높이고 있다.

마르첸코 장관은 또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우크라이나에 최대 10억달러(약 1조2천억원)의 차관 보증을 제공할 것이라고 지난 14일 밝힌 것과 관련, 미 의회의 조속한 승인을 희망했다.

아울러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이 지원하기로 한 12억유로(약 1조6천억원)의 차관 가운데 우선 절반을 4월 초까지 받고 캐나다에서 제공하는 차관은 3월까지 받기를 기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자금 지원을 놓고 일본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마르첸코 장관은 덧붙였다.

최근 지정학적 긴장 고조로 투자자들이 우크라이나 국채 투매에 나섰고 우크라이나는 국제 금융시장 접근이 사실상 차단됐다.

달러 표시 우크라이나 국채의 금리는 10%를 넘어섰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는 기존 IMF 지원 프로그램에서 남은 자금 22억달러(약 2조6천억원)를 상반기 중에 받기를 예상했다.

더 나아가 마르첸코 장관은 우크라이나가 IMF와 추가 합의를 이뤄 자금을 더 지원받기를 희망했다.

다만 이와 관련된 협상은 현 지원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끝난 뒤에 하반기에나 시작될 수 있다고 로이터는 지적했다.

마르첸코 장관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시 미국과 서방 파트너들이 러시아를 제재하는 것에 대해서는 단결을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라면서 이들 나라가 강력한 제재에 합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