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칭 포함해 검토해야"…국민 거부감 고려한 듯
'적 기지 반격 능력' 등 대체 용어로 검토될 가능성
기시다,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명칭 변경 시사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18일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용어를 바꿀 수 있음을 시사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전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개념이 모호하다며 '적 기지 공격 능력'이라는 용어를 바꿀 필요성이 있는지를 묻는 취지의 질의에 "명칭도 포함해 검토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답했다.

그는 "물론 명칭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것은 미사일 관련 기술이 급속한 속도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실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생활을 지키기 위해서는 무엇이 요구되는가, 그런 논의와 관련해 모든 선택지를 배제하지 않고 현실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한과 중국 등이 현존하는 미사일 방어체계로는 요격이 어려운 극초음속 미사일 등의 개발을 추진함에 따라 상대국 영역에서 미사일을 저지할 수 있는 능력의 보유를 검토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일본 정부와 여당 일각에선 적 기지 공격 능력이라는 용어가 선제공격이라는 오해를 살 가능성이 있고, 개념도 모호하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에 대한 국민의 거부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과 계열 민영방송 FNN이 지난달 22~23일 18세 이상 남녀 1천52명을 대상으로 전화 여론조사를 한 결과,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와 관련해 "보유해서는 안 된다"는 답변이 50.6%로 "보유해야 한다"는 답변 43.5%를 웃돌았다

기시다,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명칭 변경 시사
적 기지 공격 능력을 대체하는 용어로는 '적 기지 반격 능력' 등이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자민당 간사장은 최근 강연 등에서 '적 기지 반격 능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고,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도 "타격력, 반격력이라고 말하는 쪽이 정확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 관련 논의는 아베 내각 때인 2020년 6월 육상 배치 미사일 요격 체계인 '이지스 어쇼어' 사업이 기술적 문제로 백지화된 것을 계기로 본격화했다.

기시다 총리는 '국가안전보장전략' 등 3대 안보 전략 문서를 올해 안에 개정한다는 방침인데 관련 논의 과정에서 적 기지 공격 능력의 공식 명칭과 내용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적 기지 공격 능력은 원거리 정밀 타격 수단 등의 보유를 의미하는데, 이는 분쟁 해결 수단으로서 전쟁을 포기하고 전력을 보유하지 않는다고 규정한 일본 헌법 제9조에 기반을 둔 전수방위(專守防衛·공격을 받을 때만 방위력 행사 가능)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