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애플 CEO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팀 쿡 애플 CEO [사진=로이터 연합뉴스]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가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에게 9900만달러(한화 약 1186억원)의 보수를 지급하는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냈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는 이날 내놓은 보고서에서 지난 회계연도에 쿡 CEO가 받은 주식 보상의 구조와 규모 면에서 심각한 우려가 있다며 보상의 절반 정도는 실적 기준이 결여됐다고 주장했다.

또 주식 보상 가운데 절반은 시간만 지나면 받을 수 있고, 그가 은퇴해도 전액을 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주주들에게 주주총회에서 회사의 이익을 위해 반대표를 던지라고 권고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공시에 따르면 쿡 CEO는 지난해 300만달러(약 36억원)의 급여 외에 1200만달러(약 143억원)의 현금 보너스와 8200만달러(981억원) 상당의 주식 보상을 받았다. 여기에 개인 경호 비용 63만630달러(약 7억6000만원)와 개인 전용기 비용 71만2488달러(약 8억5000만원)까지 더해지며 2021년 보수가 총 9900만달러에 달했다.

그가 받은 보수총액은 애플 직원들의 보수총액 중간값인 6만8254달러(약 8170만원)보다 1447배나 높은 수준으로 ISS는 "다른 기업들과 비교해봐도 상당히 초과된 특전"이라고 지적했다.

애플 경영진 보수 패키지에 대한 주주 투표는 권고 역할만 할 뿐, 이사회에 그에 대한 조치를 취하도록 강제하는 기능은 없다. 올해 ISS의 이같은 항의는 쿡 CEO의 급여에 대한 강한 반발이 일어난ㅠ지 9년 만의 일이다.

쿡 CEO는 2011년 CEO 취임 후 새로운 인센티브 패키지를 도입했으며 2013년 보수의 절반을 주가 이익에 연동할 수 있도록 성과급 기준을 수정했다. 당시 애플 주주의 3분의 1 가량이 주총에서 경영진 급여에 대해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애플 이사회는 지난달 발송한 의결권위임권유서에서 2021년 매출과 이익이 회사 목표치를 상당히 초과해 경영진의 성과 보너스를 최대로 지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애플 주총은 다음 달 첫째 주로 예정돼 있다. 지난해 주총에선 주주의 95%가 쿡 등 경영진이 받는 보수에 찬성표를 던졌다.
애플 로고 [사진=AP 연합뉴스]
애플 로고 [사진=AP 연합뉴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