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국힘·정의, 로고송·율동 금지…'차분한' 선거운동
李·沈, '조의' 표명…尹, 직접 조문…安, 일정 접고 사태수습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유세차 '사망 사고' 여파에 여야 후보들이 16일 일제히 유세차 스피커를 끄고 '차분한' 선거운동 모드에 들어갔다.

이날 하루는 전국 각지 유세 현장에서 일제히 음악(로고송) 송출을 멈추고, 운동원들의 율동을 중단하며 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애도를 표하기로 한 것이다.

공식 선거운동 첫날 유세 현장에서 터진 인명 사고인 만큼 각 당 대선후보들은 일제히 조의를 표하며 조용한 유세에 나섰다.

다만 후보별 대응 수위가 다소 달라 이를 두고는 각자의 정치적 셈법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해석도 나왔다.

안 후보와의 야권 단일화 논의의 당사자라 할 수 있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이날 오후 사망자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유세 때 조의를 표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보단은 이날 오전 출입기자단에 보낸 공지를 통해 "애도를 표하는 뜻으로 유세본부장 지침을 통해 전국 유세단에 오늘 하루 율동과 로고송 방송을 중지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에서 늦게까지 유세 일정이 잡혀 있어 충남 천안에 마련된 빈소는 찾지 못했다.

다만 이 후보는 오후 강남역 유세 연설에 앞서 "안철수 후보님의 선거운동원들이 안타까운 일을 당했다.

유가족들과 고인들에게 위로와 조문의 뜻을 담아 잠시 묵념하겠다"며 고개를 숙였다.

민주당은 이낙연 총괄선대위원장이 대표로 조문했으며 빈소에서 안 후보와도 만났다.

이 위원장은 조문 후 '정치 현안에 대해 안 후보와 이야기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저도 당연히 궁금했지만 안 대표가 말씀을 안 했다.

저 자신도 그런 얘기를 드리는 것이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해 극도로 자제했다"고 말했다.

반면 윤 후보는 이날 오후 마지막 일정인 강원도 원주 유세를 마친 뒤 천안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을 차례로 찾아 조문했다.

윤 후보가 직접 빈소를 조문하기로 한 것을 두고 안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와 관련, 선대본부 측은 "조문은 비공개로 할 예정"이라며 "안 후보와의 조우 여부는 고려사항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역시 이날 하루는 로고송 방송과 율동을 활용한 선거운동은 중단했다.

아울러 유세현장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선거대책본부장 명의로 선거기간 10대 안전수칙을 전국 시·도당에 전달하기도 했다.

정의당도 이날 내내 로고송과 율동을 활용한 선거운동은 중지했다.

사고 지역인 천안에서의 선거운동은 아예 중단했다.

심상정 후보는 전남 목포 유세에서 "운명을 달리하신 안철수 후보님 선거운동원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애도의 뜻을 표했다.

정의당은 배진교 원내대표와 신현웅 충남도당 위원장 등이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한편 안 후보는 이날 유세 일정을 전면 중단하고 '유세용 버스 사망사고'의 사태수습에 주력했다.

안 후보는 전날 밤부터 이날 새벽까지 사망자 2명의 빈소가 차려진 천안 단국대병원과 순천향대 천안병원 장례식장을 잇달아 찾아 유가족들을 위로하고 고인을 추모했다.

안 후보는 조문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저희를 도와주시던 분들이 이렇게 불의의 사고를 당해서 정말 황망함을 금할 수 없다"며 "사고 수습에 저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다 하겠다.

일단 선거운동을 오늘 전면 중단하고, 원인 규명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유세차량 사고로 목숨을 잃은 고(故) 손평오 논산·계룡·금산 지역선대위원장의 장례를 '국민의당 장'으로 치르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