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히 대중에 얼굴을 내비쳤지만 전성기 때만큼의 활발한 활동을 보여줄 수는 없었던 가희·박정아·별부터 아예 연예계를 떠나 있었던 선예·양은지, 배우로서 새로운 커리어를 쌓고 있는 신선한 캐릭터 현쥬니까지 6명의 엄마들이 모여 걸그룹 마마돌로 데뷔하는 이야기가 결혼과 출산, 육아를 겪으며 경력 단절에 대해 고민하는 많은 여성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지난 4일 종영한 이 프로그램을 두고 맘카페에서는 "왜 볼 때마다 눈물이 나냐"는 반응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무대를 떠난 지 기본 10년이라니 정말 감정 이입해서 봤다. 결혼과 육아로 인한 경력단절. 모든 엄마라는 자리가 그렇지 않냐"라면서 "새로운 도전을 하기까지 무한한 고민과 걱정이 따르고 '잘 할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계속되는데 보면서 용기를 얻는 기분이었다"고 시청평을 전했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무대를 보는데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결혼 전후, 출산 전후로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엄마 하기 힘든 요즘, 귀여운 아이들을 보면서 웃다가도 예전이 그립기도 하다"며 공감했다. 눈물을 흘린 것은 출연진인 마마돌 멤버들도 마찬가지였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엄마로서의 역할까지 남들과 다른 건 결코 아니라고 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은 특별했을지언정, 엄마로서의 자신들은 여느 누구와 다름없이 직접 육아에 뛰어들어 치열하게 고민하는 똑같은 엄마라고. 그렇기에 데뷔를 준비하고, 무대에 오르는 과정 하나하나가 매번 소중한 기회였다는 이들이었다.
슬하에 10세 아들을 두고 있는 현쥬니는 최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맘카페에서 터지면 끝난 거라고 하던데 우리가 멋있게 해냈다는 자부심을 가져도 될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어떤 분들은 우리가 연예인이고, 방송에 나오는 사람들이니까 다른 사람이 아이들을 대신 봐줄 거라고 생각하는데 다 직접 육아를 하고 있다. 우리도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게 전해졌으면 했다"고 말했다.
세 명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별 역시 전화 인터뷰를 통해 "아기를 키우는 엄마들은 공감할 거다. 집에서 보내는 시간은 참 힘든데도 티가 잘 안 난다.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는 채로 허둥지둥 보내고, 아이들을 재운 후에는 '오늘 뭐 했지?'라고 생각하는 과정이 반복되는 삶"이라면서 "'엄마는 아이돌'은 그런 내게 너무 귀한 기회였다"고 전했다. 실제로 많은 이들이 육아와 일 사이에서 갈등한다. 아이돌봄 플랫폼 맘시터 운영사인 맘편한세상이 워킹맘, 워킹대디 6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의 67%가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과정 중 퇴사를 고민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일과 육아의 병행이 어려운 이유로는 '심리적, 체력적으로 부담될 때가 있다'(78%), '자기계발 또는 재충전의 시간을 갖지 못하고 있다'(57%), '아이 관련 일로 업무 집중력이나 성과가 떨어진 적이 있다'(41%)가 꼽혔다.
최근에는 한 커뮤니티에 "워킹맘인데 아이에게 자꾸 미안한 마음이 들어 힘들다"라는 글이 올라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초등학생 아이를 키우고 있다는 네티즌 A씨는 "방학이라 학원 스케줄 짜서 보내고, 학원 안 가는 3~4시간 정도는 혼자 집에 있는다. 홈 CCTV를 설치해서 계속 지켜보고, 연락 가능한 휴대폰도 있고, 점심시간에 남편이나 내가 들러서 밥도 챙겨주고 같이 먹기도 한다. 아이도 잘 적응하고 있는데 내 마음이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그는 "집에서 온전히 자녀들을 케어하는 친구들을 보면 우리 아이가 안쓰럽다는 생각이 든다. 미안할 때도 있다. 당장 대출금에 생활비까지 걱정이라 퇴사는 감히 생각도 못 하는데 아이가 불안함을 느끼거나 애정 결핍이 생길까 걱정된다"면서 "내 선택이 맞는 건지 혼란스럽다. 자꾸 남들과 비교하게 되는데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내가 처한 여건에서 목표를 잡고 마음을 다잡으며 이겨냈으면", "아이하고 보내는 시간은 양보다는 질이다", "어릴 땐 부모의 빈자리가 서운할 때도 있었지만 좀 크고 나서는 오히려 부모님의 일하는 모습이 자랑스러웠다", "아이와 자주 소통하며 대견하다고 칭찬해 주는 게 중요할 듯", "평일에 못 해주는 만큼 주말에 더 많은 사랑을 주면 될 듯" 등의 다양한 조언을 건넸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