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1,500m와 1,000m에서 넘어지는 아픔…베이징서도 편파 판정으로 눈물
"평창에서의 아픈 기억으로 성장…베이징 편파 판정 이겨낼 수 있었다"
[올림픽] 평창서 두 번 넘어진 황대헌, 불운 씻고 '금빛 질주'(종합)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간판 황대헌(강원도청)은 4년 전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최악의 불운에 시달렸다.

첫 종목인 남자 1,500m 결승에서 넘어지는 바람에 눈앞에서 메달을 놓쳤고, 두 번째 종목인 1,000m에서는 준준결승에서 우리 선수 3명이 함께 뛰는 불운한 대진 속에 결승선 앞에서 또다시 넘어지고 말았다.

남자 500m에서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황대헌으로선 만족할 수 없는 결과였다.

4년 동안 이를 갈고 나온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도 불운은 이어지는 듯했다.

황대헌은 남자 1,000m 예선에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우며 세계 최정상급 실력을 과시했다.

7일 열린 남자 1,000m 준결승에서도 압도적인 기량을 앞세워 1위로 결승선을 끊었다.

그런데 심판은 이해하기 어려운 판정을 내렸다.

레인 변경 반칙을 했다며 황대헌에게 페널티를 줬다.

[올림픽] 평창서 두 번 넘어진 황대헌, 불운 씻고 '금빛 질주'(종합)
납득하기 어려운 판정이었다.

'홈 텃세' 판정으로 개최국 중국 선수가 결승 무대를 밟았고, 계속된 판정 논란 속에 중국이 결국 금메달을 가져갔다.

올림픽에서만 세 번째 불운에 시달린 황대헌은 결코 고개를 숙이지 않았다.

경기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장애물이 반드시 너를 멈추게 하는 것은 아니다.

벽을 만나면 돌아가거나 포기하지 말라'는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의 말을 인용해 게시하며 금메달 도전의 결연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편파 판정으로 분노한 국민들은 황대헌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방탄소년단 RM을 비롯해 수많은 유명 인사들이 응원의 목소리를 높였다.

황대헌은 다시 힘을 냈다.

[올림픽] 평창서 두 번 넘어진 황대헌, 불운 씻고 '금빛 질주'(종합)
판정 논란 다음 날인 8일 밝은 표정으로 공식 훈련에 참가했고, 훈련 뒤엔 "응원해 주시는 국민이 많아 뒤가 든든하다"라며 의젓하게 말했다.

온 국민이 공분하는 상황에서도 황대헌은 침착하게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

그리고 자신의 주 종목인 남자 1,500m에서 그토록 기다리던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황대헌의 금메달은 한때 남자 대표팀 에이스로 활약했던 임효준(중국명 린샤오쥔)이 중국 귀화를 선택하고, 쇼트트랙 대표팀이 각종 악재로 어수선해진 상황에서 거둔 성과라 더 값졌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황대헌은 "평창올림픽에서 겪은 두 번의 아픔이 있었기에 이번 대회 남자 1,000m에서 실격을 당한 뒤에도 마음을 잡을 수 있었다"며 "평창올림픽은 내가 성장할 수 있었던 계기"라고 말했다.

[올림픽] 평창서 두 번 넘어진 황대헌, 불운 씻고 '금빛 질주'(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