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정황 있지만 초기단계…VOA, 위성사진 근거로 "400∼2천명 추정"
2월 김정일 생일에 열병식 한 적 없어…4월엔 과거 두 차례 대규모 열병식
"북, 열병식 훈련장서 대열 포착"…4월 김일성 생일 계기 가능성
북한이 열병식을 준비하는 정황이 속속 포착되는 가운데 현재 진행 상황과 과거 사례 등을 고려하면 4월 김일성 110주년 생일을 계기로 개최할 가능성 제기된다.

미국의소리(VOA) 방송은 9일 위성사진 서비스인 '플래닛 랩스'가 지난 7일 촬영한 사진을 근거로 "북한 평양 미림비행장 북쪽의 열병식 훈련장을 촬영한 위성사진에 병력의 대열로 보이는 점 형태의 무리가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VOA는 이 같은 흔적이 지난달 초부터 훈련장 여러 구역에서 꾸준히 관측되고 있다면서 "열병식 훈련장에는 현재 약 400명에서 최대 2천여 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다만 "과거 열병식을 앞뒀을 때와 전반적인 병력 규모 면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며 이 같은 움직임이 열병식을 위한 훈련인지는 불분명하다고 했다.

"북, 열병식 훈련장서 대열 포착"…4월 김일성 생일 계기 가능성
한국군 관계자도 전날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의에 "예의주시하고 있으나 현재 추가로 설명할 만한 것은 없다"며 초기 단계임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오는 16일 김정일 생일(광명성절) 80주년보다는 '태양절'로 기념하는 4월 15일 김일성 생일 110주년을 계기로 열병식을 개최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광명성절이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이라는 점에서도 전통 우방인 중국 잔치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는 열병식보다는 정제된 형태의 기념행사나 군중대회 방식으로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집권 후 지난 10년간 광명성절에는 열병식을 한 적이 없다는 점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실어준다.

반면 김일성 생일이 있는 4월에는 2012년과 2017년 두 차례 대규모 열병식이 열렸다.

2012년은 김일성 생일 100주년, 2017년은 105주년으로 모두 북한이 중시하는 '정주년'(5, 10년 단위로 꺾어지는 해)이었다.

아울러 열병식이 단순히 내부 행사가 아닌 대외에 정치적 메시지를 발신하는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남한 대통령 선거(3월 9일) 직후이면서 4월로 연기가 검토되고 있는 한미연합훈련에 맞춰 열병식을 개최해 '극적 효과'를 높이려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