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호하려다 내로남불성 발언…공보단 사칭자료에 PD하차 논란도
민주, 민심자극 발언 자제령…일각서 김혜경 재사과 필요 거론
김혜경 방어하려다 잇단 실점…"성남그룹, 캠프서 빼야" 건의도(종합)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선 후보의 부인 김혜경 씨의 각종 의혹을 방어하는 과정에서 잇단 논란을 자초하면서 내부에서 비판과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씨 논란이 이 후보 지지율에 악재로 작용하자 대응하는 과정에서 민심과는 거리가 있는 발언이 반복되면서 오히려 역효과만 내는 것 아니냐는 이유에서다.

송영길 대표가 지난 7일 CBS라디오에서 김 씨의 대리처방 의혹을 방어하면서 "이 문제를 가지고 이미 사과했는데 가짜뉴스를 계속 만드는 건 너무 지나친 면이 있다"면서 "나도 아플 때 비서가 약을 사다 준다"고 말한 것이 대표적이다.

언론보도를 거치면서 사소하고 일상적인 것도 침소봉대되고 있다는 취지였으나 청년정의당은 "반노동 정당의 행태"라고 반박하는 등 비판이 나왔다.

현근택 선대위 대변인도 "증거 수집하기 위해 일 다닌 것인가"라고 말하는 등 이번 의혹을 제보한 전 경기도 비서실 별정직 7급 비서 A씨의 '진의'를 캐묻는 발언을 하면서 2차 가해 논란도 촉발했다.

선대위 본부장들인 이원욱 김병욱 의원 등은 지난 6일 김씨의 '과잉 의전' 논란을 보도한 언론사를 겨냥해 비판하는 글을 선대위 공보단 입장문으로 SNS에 공유했다가 삭제하기도 했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과 관련한 이른바 '논두렁 시계' 보도를 연상시킨다면서 "오보시 보도에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는 다소 거친 내용이었는데 공보단 입장문인지를 확인하지 않고 공유했다가 뒤늦게 허위인 것을 알고 내린 것이다.

이와 함께 SBS 라디오 PD가 민주당 항의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는 입장을 밝힌 것과 관련, "항의는 정당한 권한"이라는 입장을 표명한 민주당의 대응을 놓고서도 적절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2020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이른바 '민주당만 빼고' 칼럼을 쓴 필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역풍을 맞았던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라디오 PD 문제도 '언론의 자유' 측면에서 조명받고 있는 상황이다.

당내에서는 제보자의 증언을 토대로 연일 계속되는 김씨 의혹 보도가 잦아들기만을 기다리는 상황에서 이 같은 '돌출 상황'이 이어지는 데 대해 비판적인 시선이 많아지고 있다.

2030 세대 등 우리 사회가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갑질' '과잉 의전' 등이 이번 의혹의 핵심인데, 이를 제대로 진화할 생각은 하지 않고 다른 방향으로 더 논란을 낳는다는 것이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8일 KBS라디오에서 "선대위와 주변에서 언론 보도가 있을 때마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게 어설픈 해명을 해서 오히려 사태를 더 키우는 측면이 있다"면서 "냉정하고 차분하게 국민 눈높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 초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이번 사태는 논란이 되는 액수나, 후보 측이 지시했는지 여부를 떠나 국민의 사소한 감정을 건드리는 부분이 크다"면서 "송 대표의 발언도 대표로서는 할 이야기는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당내 일부에서는 이 같은 잇단 설화가 지난 2일과 3일 각각 입장문을 내고 고개를 숙인 이 후보 부부 사과의 진정성을 훼손한다는 우려도 제기하고 있다.

선대위 지도부는 이날 오전 회의에서 논란을 일으킬만한 발언은 특히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내린 상황이다.

우상호 총괄선대본부장은 "의도가 어떻든 간에 자칫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는 발언을 삼가 달라"고 선대위 인사들에게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작 우 본부장도 이날 MBC라디오에서 SBS 라디오 PD 하차 건을 두고 "(해당 PD가) 오버했다.

그것(관련 조치)은 방송국에서 알아서 정리하신 것으로 보인다"며 스스로 논란에 끼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나아가 당내에서는 김혜경씨가 재차 직접 사과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동시에 이번에 논란이 됐던 배모 씨가 이른바 '성남시 측근'이라는 점에서 캠프에서 아예 성남 그룹을 빼야 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경기도청 총무과 별정직 5급이었던 배씨는 A씨에게 김혜경씨와 관련해 사적 지시를 한 당사자다.

일부는 이런 내용을 이 후보에게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경 방어하려다 잇단 실점…"성남그룹, 캠프서 빼야" 건의도(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