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남매 첫 재판…무등록 영업 혐의엔 "등록의무 없다" 주장하기도
머지플러스 대표 혐의 부인…"아마존처럼 적자 버티다 셧다운"
대규모 환불중단 사태를 초래해 소비자들에게 수천억원대 피해를 안긴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의 대표 남매 측이 수익모델을 미국전자상거래기업 아마존에 비유하며 사실상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성보기 부장판사) 심리로 7일 열린 첫 재판에서 사기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권남희(38) 대표와 권보군(35) 최고전략책임자(CSO) 측 변호인은 무등록 전자금융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증거기록 복사가 끝나지 않아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전자금융업에 등록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권 대표와 권 CSO의 공소사실 가운데 2020년 1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금융위원회 등록 없이 머지머니를 발행·관리하는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사업을 벌이고, 2020년 6월부터는 'VIP 구독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을 영위했다는 내용이 있는데, 혐의의 전제 조건을 부인한 것이다.

권씨 남매 측 변호인에 따르면 현장에서 결제되는 지급수단은 머지머니가 아니라 상품권발행사업자이자 중개업체인 콘사의 바코드고, 머지머니는 콘사 상품권으로 바뀌면 소진되는 것이기 때문에 선불전자지급수단이 아니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들은 2020년 5월부터 2021년 8월까지 회사 적자가 누적되고 사업중단 위기에 빠졌지만 총 57만명에게 머지머니 2천521억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이 같은 혐의에 대해서도 변호인은 "3년 넘게 사업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2021년 8월 11월 금감원에서 무등록 전자금융 이슈를 크게 제기하면서 갑자기 들어올 돈이 없게 돼 줄 돈이 고갈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무등록업자라는 것만 아니면 계속 결제 대금을 지급할 수 있었다는 것인가.

'돌려막기'는 언젠가는 무너지는데 수익모델이 무엇인가"라고 심문했다.

변호인은 "처음엔 머지머니 중심으로 하다가 VIP 구독서비스를 만들면서 수익모델을 바꿔 가는 상황이었다"면서 "20%를 할인하기 때문에 당연히 적자가 생기지만, 플랫폼이 점점 커지면 가맹점은 소위 플랫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잠김효과가 생기고 수수료율을 올려 20%분을 (벌충) 가능하다는 게 저희 판단이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아마존 같은 기업도 초기 적자를 감수하면서 버틴다.

우리도 버텨가는 중이었는데 금감원과 일이 꼬이면서 갑자기 회사가 '셧다운'된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날 카키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권 CSO는 "외식업 사장님들이 힘든 이유는 물건을 많이 팔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며 "음식을 1만원이 아닌 8천원에 파는 대신 더 많이 파는 게 좋고, 한계수입과 한계비용이 같아지는 환경을 저희가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품권이 원래 잘 안 팔렸는데 가맹점에 잘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앱 내에서 구축해주니 사용자들은 더 빈번히 사용했고, 1만6천명을 자체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5배 이상 지출을 늘렸다는 응답자 비율이 70% 이상이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달 말 피고인 측이 증거기록 복사를 마치고 다음 달 3일 공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