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팀에 따르면 엑시톤은 절연체나 반도체 소재 안에 생기는 입자다.
음전하인 전자와 양전하인 정공이 합쳐진 형태로 전기적으로 중성인 특성이 있어 전자 대신 활용하면 더 빠르게 작동하고 발열이 없는 반도체 칩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엑시톤 기반 반도체 칩을 만들기 위해서는 소재를 구부리는 기계적 변형 방식을 써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변형이 충분하지 못하면 열과 같은 외부 요인으로 소재 내 엑시톤 입자가 사라지는 문제가 있다.
또 너무 강하게 구부리면 소재 자체가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연구팀은 나노 틈새 구조 소자(나노 갭 소자)를 만들어 이 같은 한계를 극복했다.
이 소자는 틈새 구조 위에 걸쳐진 얇은 2차원 반도체 소재가 틈새 사이로 말려 들어가 있는 형태로, 틈새의 길이가 수백 나노미터(㎚·1억분의 1m) 단위로 매우 짧아 엑시톤 손실을 줄일 수 있다.
또 연구팀이 선행 개발한 '능동형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 현미경'을 통해 2차원 반도체 소재를 누르면 소재 안에 생기는 엑시톤 입자의 거동을 더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엑시톤 손실을 줄이기 위해서는 2차원 반도체 소재의 변형률이 높아야 하는데, 소재에 더 높은 압력을 가할수록 변형률이 높아진다.
능동형 탐침증강 광발광 나노 현미경의 팁은 단면적이 10㎚ 정도로 좁기 때문에 소재에 가하는 압력을 기가파스칼(㎬) 수준으로 높일 수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박경덕 교수는 "이번에 선보인 엑시톤 기반 소자는 자유자재로 제어가 가능한 동적 소자"라며 "다양한 엑시톤 기반 나노 반도체, 광통신 소자 등의 개발과 성능 향상 연구에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에 사용된 나노 갭 소자는 삼성전자의 주혁 부사장 연구팀과 UNIST 물리학과 박형렬 교수팀이 제작했고, 2차원 반도체 물질 제작에는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김기강 교수팀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4일 자로 출판됐다.
연구 수행은 한국연구재단, UNIST, 기초과학연구원 등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