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효율에 소음·진동 거의 없어…모빌리티·국방 분야 등 적용 기대 한국전기연구원(KERI, 이하 전기연)은 전동력시스템연구센터 홍도관 박사팀이 선박과 항공기 등의 추진효율을 향상할 수 있는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 기반 상반회전 프로펠러' 기술을 개발했다고 7일 밝혔다.
상반회전 프로펠러는 서로 반대로 회전하는 두 개의 프로펠러가 축 방향으로 배치된 것을 말한다.
전방 프로펠러에서 나온 회전 에너지를 후방 프로펠러가 반대 방향으로 회전하며 회수·재활용하는 방식이다.
따라서 추진효율이 높고 에너지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전기연은 이런 장점이 있는 상반회전 프로펠러를 돌리기 위해 톱니가 맞물려 동력을 전달하는 기존 '기계식 기어' 대신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를 고안했다.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는 자석의 N극과 S극이 서로 밀고 당기는 힘을 활용해 기어 부품들이 서로 접촉하지 않고도 동력을 전달해 상반회전 프로펠러의 추진력을 만들어낼 수 있다.
선박과 항공기의 추진효율을 10% 이상 향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접촉 자석의 힘을 활용하기 때문에 소음과 진동도 거의 없다.
수명이 반영구적이어서 유지보수도 크게 필요하지 않다.
연구팀은 2018년부터 본격 연구에 착수해 부품의 조합·설계, 전기-기계 간 성능해석, 시제품 제작 및 성능시험 평가 등을 차례로 거쳤다.
최근에는 전기연 창원본원 인근 저수지에서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의 최대 효율 99%를 달성하는 수중 추진기의 실증 테스트도 마쳤다.
전기연은 선박·항공·자동차 등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저소음 어뢰 개발이나 육해공 무인 이동체 동력원 등 국방과 각종 산업 분야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보고 향후 사업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는 무인이동체용 3㎾급 출력 수준을 가지고 있는데, 올해 10㎾급까지 개발하는 게 목표다.
내년에는 사람이 수십 명 탈 수 있을 정도의 100㎾ 이상급 성능을 구현할 계획이다.
원천기술과 관련한 특허출원, 국내외 성과 논문 게재 등을 마친 전기연은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 기반 상반회전 프로펠러 기술 개발을 세계 최초라고 평가했다.
홍도관 박사는 "기존의 '전동기+단일 프로펠러'를 뛰어넘는 것이 '전동기+복잡한 기계식 기어+상반회전 프로펠러'인데, 이번 성과는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기계식 기어를 대체하는 비접촉 마그네틱 기어를 적용한 세계 최초의 시도"라며 "수중용·항공용을 넘어 다양한 모빌리티 분야에서 비접촉 마그네틱 동력 전달 기술이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연구개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