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호 사진작가가 '기억의 행렬' 전시회를 연다.'르무아 한남'서 오는 9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회는 기억이 인간에게 미치는 심리적 영향을 통해 관객과 추억을 공유한다는 테마로 진행된다.강렬한 컬러의 조화로운 배색,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비주얼로 완성된 서대호 작가의 파인아트(Fin Art, 아름다움(美) 및 미적 가치를 추구한다는 순수한 예술적 동기와 목적에 의해 창작된 미술) 작품을 골고루 만나볼 수 있다.'르무아 한남'은 집의 본질적 기능에 예술의 미(美)를 더하며 격을 한 단계 높인 새로운 주거공간이다.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한국계 미국인 바이올리니스트 엘리 최(23·한국 이름 최유경)가 세계 3대 클래식 경연대회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3위를 차지했다. 결선에 진출하며 기대를 모았던 한국인 연주자 3명은 모두 입상에 실패했다. 우승은 우크라이나 바이올리니스트 드미트로 우도비첸코(25)에 돌아갔다.엘리 최는 2일(현지시간) 새벽 벨기에 브뤼셀 보자르에서 열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 바이올린 부문 순위 발표에서 6명의 입상자 중 세 번째로 호명됐다. 5위에도 한국계 미국인인 줄리안 리(24)가 올랐다. 2001년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태어난 엘리 최는 만 세 살부터 바이올린을 시작했다. 여섯살 때인 2007년 필라델피아 현악 국제 페스티벌 11세 이하 부문에서 1위에 올랐다. 2009년 미국 NBC 방송 토크쇼에 출연하는 등 일찍부터 '음악 신동'으로 주목받았다.같은 해 줄리아드 음대 예비학교에 입학하고, 대관령국제음악제 음악 학교에도 최연소 학생으로 참가했다. 이후 줄리아드 음대에 다니면서 미 컬럼비아대에서 경제학과 철학을 전공했다.'신동'이란 수식어가 부담스러울 때도 있었다고. 이날 시상식 직후 엘리 최는 "제 기사에 '신동'이라는 말이 붙었던 것 같은데, 어린 음악가에게 그런 단어를 쓴다는 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사람들이 지나친 기대감을 갖기 시작하면 그 기대에 부응하기 정말 어렵다"고 털어놨다.엘리 최는 세계적 권위의 콩쿠르에 입상한 데 대해 "이제 나름대로 '나도 음악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대학에서 공부하며 음악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며 "더 많은 세상과 인간적인 경험을 가능하게 했기
“문득 문득,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은 거의 다 느껴본 거 같아. 그래서 이젠 별다른 느낌 없이 그저 덤덤히 사는 거지. 그냥 이미 다 느껴봐서 시큰둥할 뿐."마치 여러 번의 생을 살아본 것처럼 말하는 이 사람은 남의 편지를 대신 써주는 일을 합니다. 그것도 아주 잘 써주죠. 친구면 친구처럼, 애인이면 애인처럼. 그래서일까요?혼신의 힘을 다해 남의 감정을 대신 느끼고 전달하는 감정의 메신저 역할을 직업으로 살아서인지, 타인이 아닌 자신의 본모습으로 돌아온 그의 일상은 마치 감정의 씨가 다 말라버린 듯 무미건조하고 공허해 보입니다. 바로 영화 <그녀(Her)>의 주인공 테오도르의 이야기인데요. 2013년에 개봉된 이 영화는 개봉 당시에도 'AI와 사랑에 빠진 남자의 이야기'란 소재 때문에 많은 화제를 불러 모았지만, 최근 생성형 AI, ChatGPT 4o 때문에 재조명받았습니다. 사랑이란 감정은 그 자체가 귀하기 때문에, 흔히 사랑에는 국경이 없다 합니다. 국경도 나이도, 인종도, 또 종교도 사랑을 막을 수는 없죠. 남녀 간의 사랑도 그렇지만 대상이 좀 더 확장되어도 마찬가지입니다. 요즘은 자식보다 반려동물을 더 사랑하는 사람도 많고 유산을 상속하기도 하죠. 그렇다면 AI와 사랑에 빠진 남자는 어떨까요? 다시, 편지 대필로 인한 감정 소모로 인해 일상을 무덤덤하게 살아가던 테오도르의 이야기로 돌아와 봅시다. 대필의 흔적을 느낄 수 없을 만큼 아름다운 편지로 읽는 이에게 감동의 쓰나미를 경험케 하는 장본인 테오도르는, 정작 자신의 서툰 감정 때문에 사랑했던 아내 캐서린과 이혼 절차를 밟으며 매일 밤 이불킥으로 괴로워합니다. 일상은 무덤덤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