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시 장성동 잇단 도시재생 뉴딜사업에도 인구 감소 지속
'집 나간 만복이를 찾습니다'
강원 태백시 장성동 장성중앙시장 뒤편 주택가 언덕길에는 거리미술 중 하나로 집 나간 만복이를 찾는다는 작품이 전시돼있다.

대한석탄공사 장성광업소가 있는 장성동은 국내 대표 탄광촌이고, 만복이는 석탄산업 호황 시절 탄광촌의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강아지 이름이다.

집 나간 만복이처럼 장성동은 석탄산업 사양화로 인구가 급감하고, 경기가 바닥 모르고 침체하고 있다.

최근 10년간(2011∼2021년) 장성동 인구는 4천104명에서 3천334명으로 18.9% 감소했다.

주민 10명 중 2명이 떠난 셈이다.

장성광업소의 폐광도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2020년 말 기준 직원 772명(협력업체 포함)의 장성광업소는 태백지역에서 직원 수가 가장 많은 기업이고, 이들 직원 대다수가 장성동에 거주한다.

즉 장성광업소의 폐광은 장성동 인구의 급감으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 에코 잡 시티 태백…"사실상 세 번째 도시재생"
석탄산업 사양화 등으로 침체한 장성동에서는 현재 '에코 잡 시티'(ECO JOB CITY) 태백이라는 도시재생 뉴딜사업이 한창이다.

독일의 촐페라인처럼 폐광지에 신재생·문화발전소를 세워 일자리 창출로 도시를 되살리겠다는 구상이다.

2019년 시작한 에코 잡 시티 태백은 2024년까지 총사업비 2천153억 원을 투입해 스마트농업 플랫폼·친환경 산림 재생에너지 타운·문화 플랫폼 조성, 사회적 경제조직 육성 등에 나선다.

에코 잡 시티 태백은 사실상 장성동에서 추진하는 세 번째 도시재생사업이다.

첫 번째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총사업비 56억 원을 들여 구시가지를 정비하는 도시재생사업이고, 두 번째는 2018년 착공한 장성탄탄마을 도시재생 뉴딜사업이다.

주거지 지원, 생활 인프라 개선, 주민역량 강화 등의 장성탄탄마을 도시재생 뉴딜사업에는 2023년까지 총사업비 492억 원을 투입한다.

◇ "회생의 동력은 풍부한 유동성과 인구 증가"
그러나 이같이 엄청난 재원을 투입하는 도시재생사업에도 장성동 인구 감소의 바닥은 보이지 않는다.

장성동 인구는 첫 번째 도시재생사업을 했던 2013∼2017년 4년간 3천808명에서 3천630명으로 4.6% 감소했다.

이어 에코 잡 시티 태백과 장성탄탄마을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2018년부터 현재까지 3년간 인구 감소율은 6.1%로 오히려 증가했다.

지병호 연리지미디어협동조합 편집장은 2일 "침체한 도시 부활의 관건은 일자리인데, 일자리 창출 효과가 거의 없는 현재의 도시재생사업으로 폐광지 경제를 되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라는 지적도 인정하지만, 지역경제 회생의 동력은 풍부한 유동성과 유동성을 따라 증가하는 인구라는 점도 엄연한 현실"이라며 "집 나간 만복이가 돌아올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