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상실" 주장에 법원 "선악 구분 가능" 징역형 집유 선고

피해망상 증세로 인해 위험한 물건을 집 밖 인도로 마구 집어 던진 50대가 심신상실을 주장하며 처벌을 피하려 했으나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형사1단독 장태영 판사는 경범죄 처벌법 위반과 특수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10만 원을 선고했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9월 5일 오전 춘천시 주거지에서 '다른 사람이 쳐들어올 것 같다'는 이유로 10㎏ 역기, 선풍기, 가위, 화분 등을 인도로 마구 집어 던졌다.

출동한 경찰관이 현관문을 열어달라고 했으나 되레 화를 내며 흉기로 위협했다.

A씨 측은 "범행 당시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며 무죄를 주장했다.

장 판사는 A씨가 1991년부터 편집성 조현병 진단을 받았고 정신병원에 여러 차례 입원 치료를 받은 점 등으로 미루어보아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점은 인정되나 심신상실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A씨가 경찰조사에서부터 잘못을 대체로 인정하고 처벌 대상에 해당한다는 점을 인식하는 등 사물의 선악과 시비를 합리적으로 판단해 구별할 정도의 능력은 갖추고 있었다는 점을 유죄 판단의 근거로 들었다.

장 판사는 "피해 경찰관은 아니지만, A씨의 사정을 아는 다른 동료 경찰관들이 선처를 탄원하고, 형사처벌보다는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한 측면을 부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