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소재 한 가족센터에서 근무 중인 리씨는 2010년 지인의 소개로 지금의 남편을 만나 한국에 왔다.
결혼 후에도 종종 중국을 다녀오던 리씨였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고향 방문을 포기했다.
그는 30일 "중국에 있을 때 명절이면 가족들이 모두 모여 큰 제사를 지냈다"며 "지금은 갈 수가 없으니 대구에서 자오쯔로 고향 향수를 느끼려고 한다"고 전했다.
자오쯔는 중국 전통 음식 중 하나다.
북방지역에서 시작된 풍습으로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설)이면 가족들이 다 같이 모여 자오쯔를 만들어 먹곤 한다.
직접 만두피를 만들고 만두속까지 준비하려면 귀찮을 법도 하지만, 리씨는 중국 제일의 전통 음식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리씨는 "만두속으로 돼지고기를 사용하지만 닭고기나 소고기를 넣기도 한다"며 "여기에 배추랑 갖가지 채소를 넣고 주로 쪄서 먹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모님이 보고 싶어서 중국에 갈지 고민도 했는데 자비로 격리시설을 이용해야 한다고 해서 포기했다"고 털어놨다.
미국 유학생인 스미스(25)씨는 Z세대답게 다소 특별한 연휴를 준비하고 있다.
스미스씨는 "함께 유학 생활 중인 친구들을 자취방으로 초대해 작은 홈파티를 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추석 때 집에만 있었더니 나만 소외된 기분이 들었다"며 "이번 설에는 친한 친구 5명을 초대해 게임도 하고 맛있는 음식도 나눠 먹을 생각"이라며 웃었다.
필리핀에서 2008년 한국으로 시집온 부이피회(33)씨도 비슷한 처지다.
그는 코로나19로 명절 고향 방문은 포기했고 3년째 부모님과 영상 통화로만 그리움을 달래고 있다.
부이피회씨는 "직접 가서 부모님을 보고 싶은데 갈 수가 없다"며 "대신 시댁 식구들하고 필리핀 전통음식을 나눠 먹을 때 부모님한테 영상 통화를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구 지자체들도 타지에서 설 연휴를 보낼 외국인들을 위해 전통 음식 만들기와 세배 영상 SNS에 올리기 등 다양한 한국 문화 체험 행사를 열 계획이다.
앞서 영남대는 지난 26일 외국인 유학생들을 모아 한국 민속놀이 체험 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유학생들은 한복을 입고 윷놀이를 하거나 제기차기를 하며 설 명절을 간접 체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