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솨이에 성폭력 의혹 장가오리, 관영매체서 거명…건재 확인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師)에게 성폭력을 가했다는 의혹을 받아온 장가오리(張高麗) 전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관영 매체의 보도에 등장하며 간접적으로 '건재'를 알렸다.

중국 관영 중앙TV(CCTV)는 29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비롯한 당과 정부 지도급 인사들이 춘제(春節·중국의 설·올해는 2월1일)에 앞서 원로(老同志)들에게 전화 등 방식으로 인사를 했다고 보도하면서 인사를 받은 원로 중 한 명으로 '장가오리'를 거명했다.

CCTV는 인사를 받은 원로들을 열거했는데 장가오리 전 부총리를 18번째로 적었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장쩌민(江澤民) 전 국가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이었다.

전례에 비춰 볼 때 만약 펑솨이 관련 문제로 인해 장 전 부총리가 당의 감찰 대상이 됐다면 이처럼 원로 대접을 받거나 관영 매체 보도에 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에 이번 보도는 장 전 부총리의 건재를 간접 확인해준 것으로 보인다.

펑솨이는 작년 11월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을 통해 장 전 부총리와 과거 한때 내연 관계였으며, 장 전 부총리 집에서 그와 한차례 원치 않는 성관계를 가졌다고 폭로했다.

이를 근거로 외신들은 펑솨이에 대한 장 전 부총리의 '성폭행 의혹'을 일제히 보도했고, 세계 스포츠계 요인들이 펑솨이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면서 사안은 단번에 국제적인 이슈로 부상했다.

그 와중에 펑솨이는 지난달 19일 싱가포르 중국어 매체 연합조보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누군가가 날 성폭행했다고 말하거나 쓴 적이 없다"며 논란을 스스로 진화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펑솨이가 자신의 의지대로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상황인지를 두고 여전히 회의적인 시각은 남아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