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행 싸움 말리다 공동폭행범 몰린 조폭 무죄
교통사고 시비로 10대 남학생과 벌어진 일행들의 싸움에 휘말려 공동폭행범으로 재판에 넘겨진 폭력조직 행동대원이 법정에서 혐의를 벗었다.

인천지법 형사8단독 성준규 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혐의로 기소된 모 폭력조직 행동대원 A(49)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2020년 10월 8일 오후 11시 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한 횟집 앞에서 B(19)군의 몸을 밀치는 등 일행과 함께 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A씨의 일행 중 1명은 B군의 머리채를 잡아당겼고, 또 다른 일행은 B군의 팔을 잡아끌었다.

이들은 B군이 교통사고를 내고도 사과를 하지 않았다며 시비를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A씨는 법정에서 "일행과의 싸움을 말리기 위해 B군의 팔을 잡았다"며 "폭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법원도 피해자 차량 블랙박스에 찍힌 영상과 B군의 증언 등을 토대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성 판사는 "블랙박스 영상을 보면 피고인이 진정시키듯 왼손으로 피해자의 옆구리를 몇 차례 두드린 사실이 확인된다"며 "피해자가 다시 피고인의 일행과 말다툼을 하며 다가가려 하자 피고인이 피해자의 오른팔을 잡고 뒤로 끌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런 행위는 피해자 신체에 직접 유형력을 행사한 것으로 폭행죄 구성요건에 해당한다"면서도 "피해자와 피고인 일행 간 물리적 충돌이 발생하려던 상황에서 피고인은 싸움을 말리려고 피해자 팔을 잡아당긴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성 판사는 이어 "피해자도 법정에 증인으로 나와 '서로 언성이 높아질 때 피고인이 말렸다'고 증언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팔을 잡아당긴 행위는 과도한 물리력이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정도"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