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회장·CEO 사퇴 이후 여러 관계사 법정대표·이사도 그만둬
틱톡 창업자 장이밍, 회사 경영서 완전히 발 뺀다
짧은 동영상 공유 플랫폼인 틱톡(TikTok)으로 큰 성공을 거둔 장이밍(張一鳴·39) 바이트댄스(중국명 쯔제탸오둥<字節跳動>) 창업자가 회사 경영에서 완전히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인다.

28일 신경보(新京報) 산하 인터넷 경제 매체인 베이커재경(貝殼財經) 등에 따르면 장이밍은 최근 들어 바이트댄스 관계사인 베이징즈탸오인터넷기술(北京字跳網絡技術), 상하이즈탸오인터넷기술(上海字跳網絡技術) 법정대표에서 물러났다.

또 장이밍은 다른 관계사인 베이징스베이과학기술(北京石貝科技)의 사내이사도 사임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작년 11월 바이트댄스 회장 및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장이밍이 회사 경영에서 완전히 발을 빼기 위해 관계사 직책까지 모두 내려놓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바이트댄스 측 인사들은 베이커재경에 장이밍이 여러 관계사 법정대표에서 물러난 것은 회사 경영상의 정상적 변화에 따른 것이라면서 장이밍은 회사의 일상적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장이밍은 글로벌 서비스인 틱톡과 중국 서비스인 더우인의 동시 성공으로 중국 최고의 '청년 부호'가 되면서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인물이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실시간 세계 부호 정보에 따르면 장이밍의 현재 재산은 450억 달러(약 54조원)으로 생수 업체 농푸산취안(農夫山泉) 창업자인 중산산(鍾睒睒), 배터리사 CATL 창업자 쩡위췬(曾毓群), 텐센트 창업자 마화텅(馬化騰)에 이어 중국 부호 중 4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농푸산취안, CATL, 텐센트와 달리 바이트댄스는 비상장사다.

현재 세계 최고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는 이 회사의 상장이 이뤄진다면 장이밍은 단숨에 중국 최고 부호로 등극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하지만 장이밍은 작년 5월 돌연 사임 계획을 발표했고 11월 실제로 공동 창업자이자 대학 동창인 량루보(梁汝波)에게 회장과 CEO 자리를 모두 넘겨 시장은 이를 큰 이변으로 받아들였다.

중국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馬雲)의 '설화(舌禍) 사건'을 계기로 2019년 말부터 자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들을 향한 규제를 대폭 강화한 가운데 젊은 중국 인터넷 기업 창업자들이 사퇴하거나 경영 일선에서 후퇴하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이 사업에서 손을 떼는 이유를 각자 다양하게 밝히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인터넷 기업들의 성장 공간이 급속히 축소되고 최고 경영자들이 짊어져야 할 각종 위험이 커지면서 창업자들이 부담을 느끼고 사업 현장을 떠나고 있다고 해석하는 이들이 많다.

장이밍에 앞서 황정(黃崢·42) 핀둬둬(拼多多·병<사람인변 대신 재방변 붙은 倂>多多) 창업자가 작년 3월 퇴진하고 주식 의결권까지 완전히 반납했고, 작년 9월에는 알리바바와 더불어 중국의 양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징둥(京東) 창업자인 류창둥(劉强東·48)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또 바이트댄스의 중국 내 경쟁 업체인 콰이서우(快手)의 쑤화(宿華·40) 이사회 의장 겸 최고경영자(CEO)도 작년 10월 돌연 CEO직에서 물러났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