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종영한 SBS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의 각본을 쓴 이나은(29) 작가는 27일 화상 인터뷰에서 작품을 이렇게 소개했다.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는 고등학교 전교 1등 국연수(김다미 분)와 전교 꼴등 최웅(최우식)이 오랜 연애 끝에 헤어진 뒤 성인이 돼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20대 후반 청춘들의 인생과 사랑을 현실적이면서도 섬세하게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는 드라마에는 1993년생인 이 작가와 또래 친구들의 경험이 녹아있다고 했다.
"드라마를 보고 위로를 받았다는 반응을 볼 때마다 힘이 났어요.
저와 같은 지점을 고민하고, 저와 비슷하게 상처를 받은 사람이 있다는 거잖아요.
그런 이야기가 담긴 드라마를 보면서 누군가 위로를 받았다고 하니 비로소 작품이 완성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죠." 이 작가는 사회 초년생 시절 우연히 웹드라마 제작사에 자막·카드뉴스 담당자로 입사했다가 드라마 작가의 길을 걷게 됐다고 했다.
데뷔작인 웹드라마 '전지적 짝사랑 시점'은 1억뷰를 넘는 기록을 세웠고, 인기에 힘입어 시즌3까지 제작됐다.
이후 작품인 '연애미수'도 청춘 로맨스 팬들의 큰 사랑을 받으며 젊은 층에 팬덤을 형성했다.
이 작가는 "제가 작가로서 기술적으로 뛰어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그 시기(20대)를 지나고 있다는 점이 (청춘 로맨스를 쓰는 데) 큰 장점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첫 드라마를 할 때만 해도 거창한 걸 하기보다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1분 정도 길이의 드라마면 나도 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작했고, 1분이 5분, 5분이 1시간으로 늘게 됐죠. 아직 경험이 부족해서 극을 힘 있게 끌어가는 전개는 역량이 달려요.
하지만 그만큼 앞으로 성장할 기회가 많이 있다고 생각해요.
"
이 작가는 극의 전개를 힘있게 밀어붙이지 못하는 점을 자신의 약점으로 꼽았지만, 오히려 이런 점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누구나 겪는 소소한 일상들로 촘촘하게 채워진 그의 작품은 인물 간 갈등이나 극적인 사건을 내세우는 드라마보다 많은 공감을 샀다.
'그 해 우리는' 역시 고등학교 때 헤어졌던 커플이 성인이 돼 다시 만나면서 겪는 복잡미묘한 감정들을 세심하게 풀어냈다.
이 작가는 "16부작을 인물의 감정선으로만 끌고 가다 보니 걱정은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다행히 대본이 잘 읽힌다고 얘기해주셨다"며 "사건이나 갈등이 극적이지 않은 이런 드라마도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드라마가 공감을 얻은 데는 감각적인 대사의 힘도 컸다.
"내가 버릴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연수가 웅에게 이별을 통보하는 장면), "다른 사람 아니고, 우리잖아. 그저 그런 사랑한 거 아니고, 그저 그런 이별한 거 아니잖아."(웅이 재회한 연수에게 그간의 안부를 묻는 장면) "우리가 헤어진 건 다 내 오만이었어. 너 없이 살 수 있다는 내 오만."(연수의 독백) 담백하게 내뱉는 사랑의 속삭임이나, 진심을 꾹 눌러 담은 독백이 매회 화제가 됐고, 다음 달 출간 예정인 대본집도 벌써 주목받고 있다.
이 작가는 "멋지게 꾸민 특별한 대사들이 아니라 대본을 쓸 때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며 "다만 적재적소에 대사가 나올 수 있도록 상황 구성에 신경을 썼다"고 설명했다.
이어 "누군가에게 해봤던 말 같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들었던 말 같기도 한 평범한 대사들을 일기장을 보는 듯한 마음으로 좋아해 주신 것 같다"며 "오글거리지 않게 쓰려고 노력했다"며 웃었다.
아직 차기작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30대의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이 작가는 "20대를 지나 조금은 어른이 된 청춘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했다.
정부가 지난 7일 20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증원 전으로 ‘원점 복귀’하는 방안을 공식화하면서 대입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내년도 의대 정원을 증원 전으로 되돌리는 방안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데다 2027학년도에는 의료인력수급추계위원회 추계에 따라 의대 정원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에서 입시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N수생 양산되나의대 정원 동결 가능성에 직격탄을 맞은 것은 최상위권 자연계열 수험생이다. 지난해 정부가 2025학년도 입시부터 5년간 의대 정원을 매년 2000명 증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대학생은 물론 직장인까지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의대 열풍’이 불어 수많은 N수생을 양산했다. 2026학년도 수능에 응시하는 N수생은 최대 2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2007년 황금돼지해에 태어난 올해 고3 학생은 예년보다 약 4만 명 많은 44만9548명이다. 수험생 규모가 ‘역대급’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연구소장은 “가장 큰 문제는 의대 입시 수요가 증가했는데 정원이 다시 줄었다는 것”이라며 “2026학년도 정원이 감소하면 경쟁률이 폭발적으로 올라가고 이에 따라 N수생이 대거 증가해 자연계열 최상위권 입시가 대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이런 경쟁이 결국 N수생에게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 현역 수험생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의대 입학을 목표로 준비 중인 고3 학생 임모 군은 “수시 전형으로 의대에 지원하기 위해 내신과 비교과를 동시에 관리하고 있다”며 “N수생에 비하면 수능을 준비할 시간이 촉박
최근 대학들이 인공지능(AI) 관련 학과를 신설하거나 기존 학과를 AI 중심으로 개편하고 있다. AI 인재 양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지는 데 따른 대응책이다.9일 대학가에 따르면 성균관대는 이달부터 번역TESOL대학원을 번역AI대학원으로 개편했다. 번역, 언어 학습 등 기존 학문 영역에 AI를 융합해 산업 흐름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개편된 커리큘럼에서는 AI를 활용한 언어 분석, 자연어 처리 등을 포함했다.학과를 분리해 AI 교육 커리큘럼을 특화한 사례도 있다. 서강대는 이번 새 학기부터 AI·소프트웨어(SW)대학원의 데이터사이언스·AI 전공을 AI 전공과 데이터사이언스 전공으로 분리했다. 각 분야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보다 특화된 교육과정을 제공하기 위한 조치다.학부 차원에서도 AI 관련 학과를 신설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국내 주요 10개 대학(경희대 고려대 서강대 서울대 성균관대 연세대 이화여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가운데 서울대와 한양대를 제외한 8개 대학이 학과명에 ‘AI’를 넣은 전공을 운영 중이다.변화의 주된 이유는 산업계 인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함이다. 시장조사기관 한국IDC에 따르면 국내 AI 시장 규모는 2023년 2조6123억원에서 2027년 4조4636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인력 수급이 산업 성장 속도를 뒷받침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SPRi)가 발표한 ‘AI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AI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 2354곳 가운데 81.9%가 “AI 인력이 부족하다”고 답했다. 고용노동부도 올해부터 2027년까지 국내 AI 관련 인력이 연평균 2560명씩 부족할 것으로 내다봤다.문제는 교육 현장에서 학생을 가르칠
서울대가 종신 보장(테뉴어) 교수를 대상으로 성과연봉제 도입을 추진한다.9일 교육계에 따르면 서울대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골자로 한 교원 보수규정 개정 작업을 하고 있다. 현재 대학 본부는 세부 평가 기준을 담은 시행령 초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는 2011년 12월 국립대에서 국립대학법인으로 전환된 후에도 교수의 호봉제를 유지해왔다.법인화 14년 만에 성과연봉제 도입이 급물살을 탄 것은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을 중심으로 글로벌 인재 전쟁이 가속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보상 체계가 부족한 것이 인재 영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임정묵 서울대 교수회장은 “다양한 분야에서 성과를 장려할 수 있는 평가 기준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관건”이라고 설명했다.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