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구팀 "백신만 접종했을 때보다 10배 이상 강한 면역 형성"
"돌파감염 많지만 '감염+백신' 혼합면역이 팬데믹 종식 기여 기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한 뒤 코로나19에 걸리는 돌파감염이나 감염 뒤 백신을 접종하는 경우 모두 백신만 접종했을 때보다 10배 이상 강한 '슈퍼 면역'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이테크+] '돌파감염·감염 후 백신접종' 모두 '슈퍼 면역' 유도
미국 오리건 보건과학대학(OHSU) 피카두 타페세 교수팀은 25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면역학(Science Immunology)에 이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타페세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된 후에 백신을 맞든, 백신을 맞은 뒤 돌파감염이 일어나든 (면역 반응에) 차이가 없었다"며 "어떤 경우든 진짜 강력한, 놀라울 정도로 강한 면역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백신 접종을 마친 OHSU 직원 중 ▲백신을 접종하고 코로나19에 걸리지 않은 집단(42명) ▲완치 후 백신을 접종한 집단(31명) ▲돌파감염 집단(31명) 등 3개군으로 나눴다.

이후 군별로 혈액을 채취한 다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 알파·베타·델타 변이에 노출하는 방법으로 각 그룹 중화항체의 바이러스 무력화 능력을 측정했다.

그 결과 감염 후 백신 접종 집단과 돌파감염 집단의 중화항체는 3가지 변이를 무력화시키는 능력이 백신만 접종한 그룹보다 최소 10배 이상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백신만 접종한 집단은 나이가 많을수록 항체 반응이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으나 돌파감염 집단과 감염 후 백신 접종 집단에선 이런 현상이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자연 감염으로 항원에 추가로 노출되는 일이 백신 접종 전에 일어나든 후에 일어나든 체액 면역 반응(humoral immune response)의 양과 질, 범위를 모두 크게 증가시킨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또 이 연구는 오미크론 변이 등장 전에 이뤄졌으나 자연 감염과 백신 접종이 결합할 때 나타나는 이런 '혼합 면역'(hybrid immunity) 효과는 오미크론 변이의 경우에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다.

공동연구자 빌 메서 교수는 "현시점에서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많은 백신 접종자가 돌파감염에 걸리고 결국 강력한 혼합 면역을 획득하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전염력이 매우 강한 오미크론 변이가 전 세계를 휩쓸면서 돌파 감염이 많이 증가하는 상황을 고려할 때 혼합 면역이 팬데믹 종식을 앞당기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공동연구자 마르셀 컬린 교수는 "자연 감염에 의한 면역은 그 강도가 사람마다 다르지만 자연 감염 후 백신 접종은 항상 면역 반응이 매우 강하다"며 "이 연구 결과는 코로나19가 장차 팬데믹이 아니라 계절성 감기 같은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바뀔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