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제이의 상처도, 짝사랑도 공감…단단한 배우 되는 게 목표"
'그 해 우리는' 노정의 "쿨한 짝사랑 보여드리고 싶었죠"
"엔제이가 미운 캐릭터가 아니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쿨하고 얄밉지 않게 표현하려고 노력했죠."
SBS TV 월화드라마 '그 해 우리는'에서 최웅(최우식 분)을 짝사랑하는 최정상 아이돌 엔제이를 연기한 배우 노정의(21)는 종영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사옥에서 만난 그는 "이렇게 많은 사랑을 몸소 느낀 작품은 처음"이라면서 "제게는 정말 값지고 감사한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 해 우리는'은 큰 갈등 요소가 없어 흥미진진한 전개와는 거리가 먼 드라마라는 평을 받았지만, 2030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현실 로맨스를 세세한 감정묘사로 표현해 화제를 모았다.

평범한 20대 후반의 연애를 그려낸 이번 작품에서 노정의가 연기한 엔제이는 '톱클래스' 아이돌로, 언뜻 비현실적으로 보일 수 있는 인물이었다.

하지만 그는 엔제이를 작품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면서 지난해 SBS 연기대상 신인상을 거머쥐었다.

노정의는 "(함께 연기한) 언니·오빠들이 잘 이끌어 준 덕분"이라고 동료 연기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자신의 역할에 대해서는 "비현실적인 인물과 현실적인 인물이 느끼는 아픔과 외로움이 결국에는 똑같다는 것을 보여주는 인물 같아서 오히려 좋았다"고 했다.

'그 해 우리는' 노정의 "쿨한 짝사랑 보여드리고 싶었죠"
엔제이가 보여준 짝사랑은 적지 않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모두의 관심을 받는 유명인이지만 좋아하는 사람의 답장을 기다리며 온종일 전전긍긍하기도, 한참 뒤에 온 연락에 올라가는 입꼬리를 주체하지 못하기도 하는 모습은 엔제이를 사랑스러운 인물 그 자체로 만들었다.

노정의는 "짝사랑 경험이 있기 때문에 혼자 연애하고, 혼자 이별하는 감정이 당연하게 와닿았다"며 "만약 제가 엔제이였다면 웅이가 연수를 좋아하는 게 보이니까 애초에 마음조차 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엔제이에게 밝은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너무 어린 나이에 최정상의 자리에 오른 그는 사람들의 시선과 편견에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깊숙이 자리 잡은 외로움을 애써 밝은 웃음과 말투로 숨기기도 했다.

'그 해 우리는' 노정의 "쿨한 짝사랑 보여드리고 싶었죠"
2010년 배우로 데뷔해 10여 년간 연예계에서 활동한 노정의는 "어릴 때부터 (배우로) 활동해서 엔제이의 속마음이 공감됐다"면서 기억에 가장 남는 대사로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려고'를 꼽았다.

"엔제이는 연예인 일을 오래 한 사람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고민과 상처를 보여주는 인물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에게 속마음을 털어놓는 게 쉽지 않은 직업이잖아요.

외로울 때도 많고 속상할 때도 많은데, 이 대사는 엔제이가 솔직하게 마음을 얘기한다는 점에서 좋았어요.

"
'그 해 우리는'을 통해 어엿한 성인 연기자로서 한 걸음 나아갔다는 평가를 받는 노정의는 "엔제이보다 더 사랑스러운 역할도 해보고 싶고, 장르극이나 액션 같은 장르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무슨 작품을 하든 어떤 장르든 가리지 않고 넘나들 수 있는, 단단한 배우가 되는 게 목표예요.

올해도 좋은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