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단일화 필패론에 "盧 때도 두 후보 합산치 최종과 달라"(종합)

'비례 위성정당' 반성…"우리는 정도로 갔어야"
故 노무현 전대통령 언급하며 "우리가 잠깐 길을 잃어버렸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25일 "비례대표제를 도입했으면 상대가 반칙해도 우리는 정도를 갔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오후 경기 남양주시 다산선형공원에서 한 즉석연설에서 이같이 말한 뒤 "그게 국민이 원했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간 길"이라고 밝혔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만든 것에 대해 다시 한번 반성의 메시지를 낸 것이다.

송영길 대표가 이날 차기 총선 불출마와 국회의원 4선 연임금지 제도화, 종로 등 보궐선거 무공천, 윤미향·이상직·박덕흠 의원 제명안 처리 방침 등을 발표한 데 발맞춰 쇄신 행보를 이어간 것으로 해석된다.

이 후보는 "'상대가 반칙했는데 나도 하면 어떠냐'며 (위성정당 창당을) 해서 우리가 국민의 지탄을 받았고, 약속을 어겨 '말만 하고 실천은 안 한다'고 비난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송 대표의 발표 내용을 소개하며 "우리가 잘못이라 할 수 없는 곳도 공천을 포기해 진정성을 갖고 변화한다는 말을 당 대표께서 드린 것"이라며 "한때 동료였고 도움이 되는 존재라도 원칙을 어기고 국민이 책임을 묻는다면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며 3명의 의원을 제명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질 경우 필패(必敗)할 것이라고 분석한 당 내부 보고서와 관련해서는 "노무현 전 대통령 선거 당시에도 후보 둘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한 수치는 최종 결론과 전혀 달랐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은 정략적 후보 단일화에 대해 흔쾌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어 경기 하남시 신장공설시장을 방문해서도 즉석연설에서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하며 반성과 쇄신 의지를 밝혔다.

이 후보는 "노 (전) 대통령이 말씀하신 것처럼 다른 사람이 변칙을 해도 우리는 변칙을 하지 말아야 한다.

다른 사람이 나쁜 짓을 해도 우리가 더 작은 나쁜 짓을 하는 것을 합리화하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을 믿고 정도를 가고, 차라리 나쁜 승리보다는 당당한 패배를 선택하자. 그래야 나중에 진정으로 이길 수 있다고 하셨다"며 "우리가 그 길을 잠깐 잃어버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이 위성정당을 만들면 '당신들은 그렇게 하지만 우리는 정도를 가겠다'고 해야 했는데 우리도 어쩔 수 없다고 따라 하는 바람에 제도의 본질이 사라져버렸다"고 자성했다.

이 후보는 송 대표의 발표에 대해서도 "그렇게 선언한 이유는 당을 바꾸고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하는데 본인은 가지고 있으면서 다른 사람보고 내려놓으라고 하면 안 되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나도 내려놓을 테니 지금부터 우리 다 내려놓자'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친구에게 '너 출마하지 말아라' 이러기 어렵다"며 "그래서 '나부터 내려놓는다'고 했으니 진정성을 받아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무속 논란'을 겨냥한 공세도 이어갔다.

그는 경기 구리시 전통시장 연설에서 "권한은 행사하는데 책임지지 않는 이를 비선 실세라고 한다.

이러면 나라 살림이 왜곡된다"며 "저는 과학적 분석으로 미래 통찰력을 갖고 많은 이들의 의견을 모아서 나랏일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이 후보는 이낙연 전 대표와 공동 유세를 펼친 경기 의정부 시민광장에서는 "경기북부지역에 어려운 점이 많다.

솔직히 억울하지 않나"라며 "미군기지 다 반환받았더니 약속 안 지키고 돌려주지도 않고, 돌려준 것은 사용도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지사 시절 약속했듯 미군 반환 공여지를 정부 주도로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 제가 소속된 집권여당이 국민들께 환호받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우리가 변화해야 하지만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쪽으로 변해야지, 지금보다 나쁜 쪽, 과거로 퇴행하는 변화를 하면 안 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 지난 주말 폐지 수거 노인들을 찾아 일을 도왔다며 "직업에 귀천은 없지만, 폐지 줍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나라는 부강해졌음에도 국민은 그만큼 잘 살지 못하는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을 보는 것 같아 마음이 저릴 때가 많다"고 적었다.

이어 "노년이 빈곤하면 장년은 여유를 잃고 청년은 희망을 잃는다.

청년은 노인의 삶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본다"며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 모두의 미래를 위한 과제인 이유"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