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주점서 경찰관 3명 오후 9시 넘도록 술 판 벌이다 적발
전북도 인재개발원·사회재난과 공무원들도 앞서 수칙 어겨
전북 공무원 방역수칙 위반 줄줄이…자영업자 '부글부글'
전북지역 공무원들이 가파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도 방역수칙을 어겼다가 줄줄이 적발됐다.

방역에 앞장서야 할 공무원들이 되레 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오랜 기간 영업 제한으로 시름 하는 자영업자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25일 전북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오후 9시 41분께 도내 한 주점에서 진안경찰서 소속 경찰관 3명이 시민 6명과 함께 술을 마시다가 단속에 적발됐다.

이 주점은 방 안에 음향기기를 갖추고 접객하는 유흥시설인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전북지역에는 영업시간은 오후 9시, 사적 모임 인원은 4명까지로 제한하는 행정명령이 내려져 있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현장 상황을 확인하고 적발된 이들 모두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앞서 지난달 14일에는 전북도 인재개발원 소속 공무원 9명이 음식점에 모여 식사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때는 다소 느슨한 방역수칙이 적용될 때여서 모임 인원이 8명까지로 제한돼 있었지만, 이들 공무원은 부서 회식을 이유로 이를 위반했다.

전북도는 감사를 거쳐 부서 책임자를 징계하고, 나머지 부서원들에 대해서는 훈계 조처했다.

방역수칙 위반을 단속하는 부서에 있는 공무원들이 집합 금지를 위반하는 일도 있었다.

지난해 5월 전북도 사회재난과 소속 직원 7명은 도청사 인근 음식점에 모여 함께 식사했다.

이들은 최대 4인으로 묶인 행정명령을 어기고 테이블을 붙인 상태에서 밥을 먹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공무원이 속한 부서는 음식점과 유흥주점 등 다중이용시설 방역수칙 위반 단속을 담당해 더 큰 공분을 샀다.

잇따른 공무원의 방역수칙 위반에 자영업자들은 분노하고 있다.

전주시 완산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40)씨는 "우리 같은 사업자는 당장 먹고살 길이 막막해도 방역수칙을 지켜야 하는데 공무원들은 제 마음대로 하는 게 옳은 일이냐"며 "이러니까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방역수칙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가재는 게 편'이라고 공무원끼리는 서로 봐주니까 이런 일이 계속되는 것"이라며 "공무원들이 법을 위반하면 일반 시민보다 더 무겁게 처벌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