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재앙"…생물 떼죽음·어민 생계파탄 위기 페루 정부가 기름 유출로 오염된 해변 복구를 위해 90일간의 '환경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구체적인 복구 작업에 착수했다고 AFP통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페루 환경부는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하면서 오염된 페루 수도 리마 주변의 해변 21곳이 "가장 치명적인 환경 재앙"에 맞닥뜨렸다며, 이곳에 대한 "지속 가능한 관리"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비상사태를 선포하면 페루 각 기관이 유기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앞서 지난 20일 페드로 카스티요 페루 대통령이 리마 북쪽 벤타니야 해변의 기름 유출 현장을 찾아 국가 기후 비상사태로 선포하는 대통령령에 서명한 바 있다.
카스티요 대통령은 당시 "최근 페루 해안에서 발생한 것 중 가장 우려스러운 생태계 재앙"이라며 피해 최소화를 위해 정부가 수습을 지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5일 통가의 해저화산이 폭발한 후 페루 해안에 높은 파도가 몰아치면서, 당시 정유 공장에서 하역 작업 중이던 유조선을 덮쳤다.
화산 폭발한 장소와 페루는 1만㎞ 이상 떨어져 있는데도 파도의 위력이 워낙 강력했다.
유조선에서 흘러나온 기름 6천 배럴이 축구장 270개 넓이의(174헥타르) 바다를 뒤덮었고, 해변, 자연보호구역까지 훼손됐다.
유출된 기름이 최대 40㎞ 바깥까지 흘러간 것으로 파악됐다.
페루 환경부는 "갑작스러운 기름 유출로, 매우 우수한 생물 다양성을 자랑하던 이 지역의 생태계가 치명적인 타격을 당했다"고 밝혔다.
새들은 기름에 덮인 채 폐사했고, 이 지역의 어민들은 졸지에 생계의 터전을 잃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페루 환경부는 정유 공장 소유주인 스페인 기업 렙솔에 복구 비용을 청구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렙솔은 유출에 책임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통가에서 화산이 폭발한 이후 그 충격파가 페루까지 전해져 올 때까지 수 시간 동안 정부가 아무런 경고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다만 렙솔은 복구 작업에 인원 1천350명과 각종 장비 등을 투입할 예정이며 다음 달 말까지 복구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