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매체 "미국, 화상 정상회담서 일본의 충성도 테스트"
중국 관영 매체는 미국과 일본의 화상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이 일본의 충성도를 시험하는 자리"였다고 비난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22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회담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이같이 보도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역대 일본 총리는 취임 후 첫 방문지로 미국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이번 화상 정상회담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최선의 선택으로, 일본의 전통과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류웨이둥(劉衛東) 중국사회과학원 미·중 관계 연구원은 "일본은 미국을 보호자로 여기는 만큼 이번 회담은 일종의 '순례'"라고 비아냥거린 뒤 "일본 신임 총리는 양국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충성도나 의식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과 일본의 관심사가 다르다는 주장도 했다.

류 연구원은 "미국은 우크라이나 문제에 신경을 쓰지만, 일본은 한반도·댜오위다오(釣魚島)·대만 문제에 신경을 쓰고 있다"며 "이번 회담에서 많은 이슈가 다뤄졌지만, 구체적인 결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과 일본이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하며 군사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일본은 미국을 지원할 능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다즈강(달<竹 밑에 旦>志剛) 헤이룽장(黑龍江)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장은 "일본은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와 대치 중인 미국에 도움을 줄 능력이 없다"며 "그런데도 인도·태평양을 강조하는 것은 국제문제에서 미국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일본이 반중 노선을 걷고 있지만, 미국의 반중과는 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류웨이둥 연구원은 "일본이 모든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가며 중국에 대항하는 능력을 높이고 있지만, 중국과의 경제·무역 관계를 고려하면 중국과 정면으로 부딪치려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전날 화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을 규탄하며 한미일 협력을 강조했다.

또 중국 대응을 위한 양국 공조 의지를 강조하면서 경제협력 심화를 목표로 한 장관급 별도 회의체 신설에도 합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