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됐더니 모유 색이 녹색으로 바뀌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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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엄마가 먹는 음식 등에 따라 모유 색깔 바뀔 수 있어
바이러스 감염·백신 접종 등도 영향 가능성…전문가 "수유 문제없어" 최근 미국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1년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뒤 모유 색이 연녹색으로 바뀐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것이 뒤늦게 화제가 됐다.
국내 일부 언론도 영국 매체 더선의 보도 등을 인용해 이 여성의 사연과 연녹색 모유 사진을 소개했다.
앞서 국내 맘카페 등에서는 "백신 2차 접종하고 24시간 후에 유축했더니 초록색 모유가 나왔다" "모유 색이 초록빛이 도는데 화이자 접종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어 걱정된다" 등의 경험담과 함께 초록빛을 띠는 모유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를 두고 백신 접종을 꺼리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반면 "모유가 녹색이 돌면 영양가가 더 좋다더라"는 댓글이 달리는 등 모유 색을 놓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실제로 모유 색은 코로나19 감염 또는 백신 접종과 연관성이 있을까.
또 과연 녹색 모유가 더 좋은 걸까. ◇ 모유 색은 엄마가 먹는 음식 등에 따라 바뀔 수도
모유에는 생후 6개월 동안 아기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적절한 비율로 포함돼 최적의 영양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 박테리아와 싸우는 데 도움이 되는 항체도 포함돼 있다.
특히 초유에는 많은 양의 면역글로블린A(IgA)가 포함돼 아기의 코와 목에 보호층을 형성한다.
미국모유수유학회(ABM) 공동 창립자인 루스 로런스가 쓴 책 '모유 수유: 의료계를 위한 가이드(Breastfeeding: A guide for the Medical Profession)'에 따르면 통상 전유(수유를 시작할 때 나오는 젖)는 푸르스름한 흰색을 띠고, 후유는 크림색이 도는 흰색을 띤다.
종종 모유 색이 변하기도 하는데, 이는 대개 엄마가 섭취한 음식이나 약품 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모유를 먹는 아이의 소변 색이 변하기도 한다.
책에 따르면 빨간색과 노란색 색소가 들어간 썬키스트 오렌지 소다 음료를 마실 경우 핑크 또는 핑크-오렌지색 모유가 나올 수 있다.
녹색 모유도 여러 건 보고됐다.
저자는 녹색 음료수인 게토레이, 다시마를 비롯한 해초류, 건강식품의 천연 비타민이 녹색 모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드름 치료제로 사용되는 미노사이클린 때문에 검정 모유가 나온 사례도 있다고 책에는 적혀 있다.
이에 대해 정지아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 소장은 "엄마의 장에 있던 색소가 흡수되면서 모유를 생성하는 체액으로 흘러가서 모유의 분비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이어 "음식물에 따라 모유 색이 다양하지만 색깔을 가지고 모유가 좋다, 나쁘다를 따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녹색 모유가 더 좋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모유가 녹색을 띤다고 해서 다른 색깔의 모유에 비해 특별히 영양가가 더 좋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정의석 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교수는 "모유 색이 바뀔 수 있는 요소는 매우 많다"며 "피곤하거나 비타민을 먹으면 소변 색이 바뀌는 것처럼 모유 색도 몸의 컨디션 변화 등에 따라 바뀔 수 있으나 의학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 감염이나 백신 접종으로 모유 색 바뀔 수도…전문가 "수유에 문제없어"
전문가들은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이나 백신 접종이 모유 색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아직 부족하지만, 영향을 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봤다.
다만, 모유 수유 중이라고 해서 백신 접종을 꺼린다거나 백신 접종 이후 모유 색이 초록빛을 띤다고 해서 수유를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국내 질병관리청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엄마에게 형성된 항체가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돼 아기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모유 수유 중인 산모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육아 필독서로 꼽히는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인 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하정훈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면 100명 중 3명 정도에서 모유가 살짝 푸른빛을 띤 초록색으로 바뀌기도 하는데 모유 먹이는 데는 문제가 없다"며 "모유가 초록색으로 나오는 것도 정상"이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 후 초록색 모유가 나와도, 또 초록색 모유를 먹여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한정열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백신 접종 후) 혹시 연녹색으로 모유가 나온다고 해도 모유의 성분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어떤 기저에 의해 모유 색이 변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연녹색이라도 문제 될 가능성은 없다고 이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 백신 항체가 모유 통해 전달…mRNA 성분은 전달 안돼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 등 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산모에게 형성된 항체가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된다는 연구 결과도 여러 차례 나왔다.
다만 이를 두고 일부 산모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성분까지 아기에게 전달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정열 교수는 "최근 연구에 의하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mRNA가 전달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안심하고 백신 접종을 해도 된다"고 말했다.
작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연구팀이 mRNA를 기반으로 하는 코로나19 백신(화이자·모더나 백신)을 2번 다 맞은 모유 수유 여성 7명으로부터 백신 접종 4∼48시간 후 채취한 13개 모유 샘플을 분석한 결과 단 하나의 모유 샘플에서도 백신 관련 mRNA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하정훈 원장도 "엄마의 백신 접종 후에 모유에서 항체가 나온다는 것은 mRNA 백신 성분이 나오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라며 "백신의 성분이 아니라 백신 접종 후에 엄마의 몸에서 만들어진 항체가 나온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원장은 이어 "(백신) 접종 후에 바로 젖을 먹여도 아무 문제 없다.
접종과 시간 간격, 모유 먹이는 간격을 둘 필요가 없다는 얘기"라며 "접종 후에 열이 나도, 열이 나서 타이레놀을 먹어도 모유를 먹이는 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근거 없는 루머나 우려 때문에 임산부가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정열 교수는 "심지어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에도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손 소독을 잘하면 직수(직접 수유)가 가능하다"며 "모유 수유의 장점이 면역학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더 많기 때문에 가능하면 모유 수유를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정의석 교수는 "모유 색이 바뀌는 게 엄청난 큰일은 아닌데 자극적으로 다뤄지는 게 문제"라며 "다만 색이 변해 부담스럽거나 걱정이 된다면 유방암 등 다른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 상황에 맞춰 의사의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연녹색 모유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애쉬미리는 연합뉴스와 주고받은 대화에서 "작년에 나와 딸이 같이 코로나에 걸렸을 때도 모유 수유를 계속했고 딸은 초록색 모유를 먹었다"며 "딸은 아픈 지 2일 만에 회복됐고 그 뒤로 1년이 지난 지금도 매우 건강하다"고 말했다.
자신을 '웰니스 코치(Wellness Coach)'라고 소개한 애쉬미리는 "모유 색깔의 변화는 내 몸이 딸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고 있다는 걸 나타낸다"며 "모유는 정말 놀랍고 마법과 같다"고도 했다.
/연합뉴스
바이러스 감염·백신 접종 등도 영향 가능성…전문가 "수유 문제없어" 최근 미국 뉴저지주에 거주하는 한 여성이 1년 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걸린 뒤 모유 색이 연녹색으로 바뀐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것이 뒤늦게 화제가 됐다.
국내 일부 언론도 영국 매체 더선의 보도 등을 인용해 이 여성의 사연과 연녹색 모유 사진을 소개했다.
앞서 국내 맘카페 등에서는 "백신 2차 접종하고 24시간 후에 유축했더니 초록색 모유가 나왔다" "모유 색이 초록빛이 도는데 화이자 접종 때문이라는 얘기가 있어 걱정된다" 등의 경험담과 함께 초록빛을 띠는 모유 사진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를 두고 백신 접종을 꺼리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 반면 "모유가 녹색이 돌면 영양가가 더 좋다더라"는 댓글이 달리는 등 모유 색을 놓고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
실제로 모유 색은 코로나19 감염 또는 백신 접종과 연관성이 있을까.
또 과연 녹색 모유가 더 좋은 걸까. ◇ 모유 색은 엄마가 먹는 음식 등에 따라 바뀔 수도
모유에는 생후 6개월 동안 아기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적절한 비율로 포함돼 최적의 영양을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바이러스, 박테리아와 싸우는 데 도움이 되는 항체도 포함돼 있다.
특히 초유에는 많은 양의 면역글로블린A(IgA)가 포함돼 아기의 코와 목에 보호층을 형성한다.
미국모유수유학회(ABM) 공동 창립자인 루스 로런스가 쓴 책 '모유 수유: 의료계를 위한 가이드(Breastfeeding: A guide for the Medical Profession)'에 따르면 통상 전유(수유를 시작할 때 나오는 젖)는 푸르스름한 흰색을 띠고, 후유는 크림색이 도는 흰색을 띤다.
종종 모유 색이 변하기도 하는데, 이는 대개 엄마가 섭취한 음식이나 약품 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모유를 먹는 아이의 소변 색이 변하기도 한다.
책에 따르면 빨간색과 노란색 색소가 들어간 썬키스트 오렌지 소다 음료를 마실 경우 핑크 또는 핑크-오렌지색 모유가 나올 수 있다.
녹색 모유도 여러 건 보고됐다.
저자는 녹색 음료수인 게토레이, 다시마를 비롯한 해초류, 건강식품의 천연 비타민이 녹색 모유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여드름 치료제로 사용되는 미노사이클린 때문에 검정 모유가 나온 사례도 있다고 책에는 적혀 있다.
이에 대해 정지아 매일아시아모유연구소 소장은 "엄마의 장에 있던 색소가 흡수되면서 모유를 생성하는 체액으로 흘러가서 모유의 분비에 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소장은 이어 "음식물에 따라 모유 색이 다양하지만 색깔을 가지고 모유가 좋다, 나쁘다를 따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녹색 모유가 더 좋다는 것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모유가 녹색을 띤다고 해서 다른 색깔의 모유에 비해 특별히 영양가가 더 좋은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정의석 서울아산병원 신생아과 교수는 "모유 색이 바뀔 수 있는 요소는 매우 많다"며 "피곤하거나 비타민을 먹으면 소변 색이 바뀌는 것처럼 모유 색도 몸의 컨디션 변화 등에 따라 바뀔 수 있으나 의학적으로 큰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 감염이나 백신 접종으로 모유 색 바뀔 수도…전문가 "수유에 문제없어"
전문가들은 코로나와 같은 바이러스 감염이나 백신 접종이 모유 색에 영향을 미친다는 증거는 아직 부족하지만, 영향을 줄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봤다.
다만, 모유 수유 중이라고 해서 백신 접종을 꺼린다거나 백신 접종 이후 모유 색이 초록빛을 띤다고 해서 수유를 중단할 필요는 없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국내 질병관리청과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는 엄마에게 형성된 항체가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전달돼 아기를 보호하는 데 도움이 된다며 모유 수유 중인 산모에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권고하고 있다.
육아 필독서로 꼽히는 '삐뽀삐뽀 119 소아과'의 저자인 하정훈 소아청소년과 전문의(하정훈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코로나 (백신을) 접종하면 100명 중 3명 정도에서 모유가 살짝 푸른빛을 띤 초록색으로 바뀌기도 하는데 모유 먹이는 데는 문제가 없다"며 "모유가 초록색으로 나오는 것도 정상"이라고 말했다.
백신 접종 후 초록색 모유가 나와도, 또 초록색 모유를 먹여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한정열 인제대학교 일산백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백신 접종 후) 혹시 연녹색으로 모유가 나온다고 해도 모유의 성분에는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안다"며 "어떤 기저에 의해 모유 색이 변했는지는 명확하지 않지만, 연녹색이라도 문제 될 가능성은 없다고 이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 백신 항체가 모유 통해 전달…mRNA 성분은 전달 안돼
최근 미국과 이스라엘 등 외국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을 맞은 산모에게 형성된 항체가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전달된다는 연구 결과도 여러 차례 나왔다.
다만 이를 두고 일부 산모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 백신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성분까지 아기에게 전달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정열 교수는 "최근 연구에 의하면 모유를 통해 아기에게 mRNA가 전달되지 않는 것으로 밝혀졌다"며 "안심하고 백신 접종을 해도 된다"고 말했다.
작년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의대 연구팀이 mRNA를 기반으로 하는 코로나19 백신(화이자·모더나 백신)을 2번 다 맞은 모유 수유 여성 7명으로부터 백신 접종 4∼48시간 후 채취한 13개 모유 샘플을 분석한 결과 단 하나의 모유 샘플에서도 백신 관련 mRNA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다.
하정훈 원장도 "엄마의 백신 접종 후에 모유에서 항체가 나온다는 것은 mRNA 백신 성분이 나오는 것과는 전혀 다른 얘기"라며 "백신의 성분이 아니라 백신 접종 후에 엄마의 몸에서 만들어진 항체가 나온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 원장은 이어 "(백신) 접종 후에 바로 젖을 먹여도 아무 문제 없다.
접종과 시간 간격, 모유 먹이는 간격을 둘 필요가 없다는 얘기"라며 "접종 후에 열이 나도, 열이 나서 타이레놀을 먹어도 모유를 먹이는 데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오히려 근거 없는 루머나 우려 때문에 임산부가 백신 접종을 꺼리는 것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정열 교수는 "심지어 코로나19에 감염된 경우에도 마스크를 잘 착용하고 손 소독을 잘하면 직수(직접 수유)가 가능하다"며 "모유 수유의 장점이 면역학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경제적으로든 더 많기 때문에 가능하면 모유 수유를 하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정의석 교수는 "모유 색이 바뀌는 게 엄청난 큰일은 아닌데 자극적으로 다뤄지는 게 문제"라며 "다만 색이 변해 부담스럽거나 걱정이 된다면 유방암 등 다른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 상황에 맞춰 의사의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연녹색 모유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던 애쉬미리는 연합뉴스와 주고받은 대화에서 "작년에 나와 딸이 같이 코로나에 걸렸을 때도 모유 수유를 계속했고 딸은 초록색 모유를 먹었다"며 "딸은 아픈 지 2일 만에 회복됐고 그 뒤로 1년이 지난 지금도 매우 건강하다"고 말했다.
자신을 '웰니스 코치(Wellness Coach)'라고 소개한 애쉬미리는 "모유 색깔의 변화는 내 몸이 딸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만들고 있다는 걸 나타낸다"며 "모유는 정말 놀랍고 마법과 같다"고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