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흔들고 의회 압박"…"3대 핵전력 확보로 군사균형 깰 수도"
美전문가 "北, 제재완화·협상우위 점하려 더 많은 시험할 것"
잇단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는 북한이 제재 완화는 물론 미국과의 핵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향후 더 많은 무력 시위를 할 것이라는 미국 안보 전문가의 관측이 제기됐다.

미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한반도 전문가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은 21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 기고에서 미국은 2018년 이래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임에도 사소한 문제로 치부하며 암묵적인 이해를 보였지만 "이런 상황은 이제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매닝은 북한의 계속되는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국내적 정당성 강화와 미국 대응 강요 등 다목적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이 미 본토에 이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철도 발사 중거리 미사일, 크루즈미사일, 극초음속활공비행체(HGV),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신형 무기 체계를 광범위하게 구축하고 있다며 그 의도가 "억제인가, 공격적 행동인가, 강압적 외교인가, 심지어 무력에 의한 통일인가"라는 물음을 던졌다.

그러면서 "이 모든 영역을 아우르는 핵무기(개발)는 3대 핵전력(ICBM·전략핵잠수함·전략폭격기)을 확보하려는 노력으로 보이는데, 이는 군사적 균형을 바꿀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 전술 무기 중 일부는 방어뿐 아니라 공격 의도 가능성도 시사한다"고도 언급했다.

다만 매닝은 북한의 최근 전술엔 이런 채찍뿐 아니라 당근도 포함돼 있다며 "김정은은 ICBM 시험발사 위협이 바이든 정부의 상대적으로 안일한 대북 정책을 뒤흔들고 의회에 뭔가를 하라는 압박을 가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전술에서 나온 모든 것은 익숙하다"고 했다.

특히 김 위원장의 행동은 문재인 대통령이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한 거부로 보인다면서 북한의 잇따른 무력 시위가 "한국 대선 이후 차기 대통령과 새로운 출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려는 포석일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의 최근 지시가 미국을 겨냥하고 있다는 점은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 이란이라는 난관 외에도 바이든 정부가 북한에 대응하도록 함으로써 미국 외교정책이 어려움에 부닥치도록 하는 교묘한 시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은 ICBM 시험 발사가 '가짜 위기'를 만들어 바이든이 대응토록 할 것이라는 점을 안다"며 "자기 생각대로 핵 협상을 하고자 더 많은 시험 발사로 유엔 제재 완화나 한미군사훈련 중단 등 미국의 양보를 시험하려 들 수도 있다"고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