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민족은 '김일성민족'?…'핵실험' 카드까지 만지작거리는 김정은 [송영찬의 디플로마티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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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자 북한 노동신문 사설입니다. 북한이 통상 한민족을 부를 때 사용하는 ‘조선민족’도 아닌, ‘김일성민족’이란 단어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남북한이 대화를 할 때 항상 ‘민족’을 앞세우지만 정작 양측이 바라보는 민족의 개념은 다르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북한이 주구장창 주장하는 ‘우리민족끼리’라는 말에서 ‘우리민족’은 전통적 의미의 민족이 아닌 사회주의라는 이념적 민족의 의미까지 내포돼있는 것입니다.
돌연 날라온 '핵 모라토리엄'도 깰 수 있다는 협박
이같은 ‘폭탄선언’이 나온 시점도 묘합니다. 노동신문의 이 보도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날 나왔습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다음날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북한의 연이은 무력도발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회의 소집까지 요청된 상황이었습니다. 북한은 또다시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문제 삼습니다. “미국의 적대시 정책과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고 말이죠.
북한이 모라토리엄 폐기를 선언한 다음날 벌써 ICBM 발사 징후까지 포착된 것입니다. 하 의원은 북한이 지난해 1월 8차 노동당대회에서 ‘국방력 발전 5대 과업’으로 꼽은 △ICBM 명중률 제고 △극초음속 미사일 △초대형 핵탄두 생산 △고체연료 ICBM 실험 △핵잠수함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실험 등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군당국에 따르면 최근 북한이 주로 열병식을 연습해온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서 병력 움직임도 활발해졌습니다. 북한이 ‘광명성절’이라는 이름으로 기념하는 다음달 16일 김정일 생일에 맞춰 열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올 들어서만 벌써 4번 쐈는데... 또?
전문가들은 북한이 미·중 갈등의 틈바구니를 노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미·중 갈등이 격화되니 미국과 맞서는 중국 편에 있으면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다는 분석입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 대화하기 위해 도발한다는 논리는 냉전 직후 ‘단극체제’였던 1990년대에서 2000년대에나 먹힐 수 있다”며 “북한은 지금 미·중 양국 간 신냉전이란 걸 정확하게 간파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양극 체제에서 북한이 핵 포기라는 백기를 투항하는 것은 완전한 미국의 우방국이 되는 경우밖에 없다”고 덧붙입니다. 더 이상 대북 제재 완화 같은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 북한이 도발하는 것이 아니란 설명이죠.
유엔 규정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의 요청으로 추가 제재안은 6개월간 보류됩니다. 중국은 시간을 두고 더 검토하자는공식 입장이지만, 사실상 거부 의사를 표현한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전문가들은 이같이 중국을 ‘뒷배’로 한 북한이 언제든 미사일 도발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특히 다음달 4일 중국의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막일 전까지는 언제든 가능하다는 관측입니다. 한반도 정세는 빠르게 5년 전 긴장의 시기로 돌아가고 있습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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