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시절 '준비된 프로야구 해설위원'이라고 평가받은 그를 향해 방송 3사가 '해설위원 영입 제의'를 했다.
유희관은 20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은퇴 기자회견에서 "해설 제의를 방송 3사에서 받았다"고 털어놓으며 환하게 웃었다.
그는 "은퇴를 결심한 뒤 '이제는 야구장으로 출근할 수 없다'는 생각에 괴로웠다"고 밝히면서도 "그래도 나를 찾아주시는 분이 많아서 안도감이 생겼다"고 했다.
2006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하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유희관은 지난해까지 101승 69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4.58을 올렸다.
마운드 밖에서도 유희관은 환영받았다.
밝은 성격과 재치 있는 입담으로 정규시즌 개막 혹은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의 단골손님이었다.
비시즌에는 방송국에서도 유희관을 자주 찾았다.
최근에도 유희관은 '스포츠 예능'에 출연하고 있다.
유희관이 은퇴를 결심한 뒤, 당연히 방송가도 움직였다.
하지만 유희관은 아직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 중이다.
유희관은 "해설위원이 될지, 다른 방송인이 될지, 코치가 될지 아직 알 수 없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유희관은 학창 시절부터 '공으로 하는 종목은 모두 잘하는 만능선수'로 꼽혔다.
2020년 1월 12일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 3점슛 콘테스트 번외 경기에 출전해 고교 선수와의 대결에서 승리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축구 실력을 뽐내고 있다.
'다시 태어나면 어떤 종목 선수로 뛰고 싶은가'라는 질문에 유희관은 "야구 빼고"라고 웃으며 "다른 종목 선수로 뛰어도 꽤 잘하지 않았을까.
이번 생은 야구를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이제 야구는 내 마음속에 담아두고 싶다"고 답했다.
그러나 이번 생에서는 '야구인'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이제 마운드에 설 수는 없지만, 유희관은 '야구인'의 뿌리를 잊지 않고 제2의 인생을 살 계획이다.
선수 시절 꽤 많은 악플에 시달렸던 유희관은 팬들을 원망하지 않았다.
그의 은퇴 소식이 전해지자, 많은 팬이 '선한 인사'로 유희관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유희관은 "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남긴 모든 팬에게 답장했다.
팬들의 메시지를 보며 나 혼자 울컥하기도 했다"며 "나는 무플보다 악플이 낫다고 생각한다.
모든 팬이 나를 응원할 수는 없다.
내게 부정적인 메시지를 보낸 팬들도 야구팬 아닌가.
야구에 관심을 보이는 모든 팬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유쾌했던 선수, 팬들을 가장 먼저 생각한 선수로 기억됐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실제로 많은 팬이 유희관을 그렇게 기억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