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맥 끊긴 '전통석회' 제조기술 복원…연구 보고서 발간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17년 시작한 전통 석회(石灰) 제조 기술 복원 연구를 지난해 완료하고 연구 성과를 담은 '문화재 보수용 전통석회 연구' 종합 보고서를 펴냈다고 20일 밝혔다.

석회는 전통 건축물에서 기초·채움·마감을 위해 사용하는 재료로, 조선시대 문헌인 의궤와 실록 등에도 기록됐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전통 석회 시공법이 단절돼 제조 기술을 복원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국립문화재연구소는 전통 석회 연구를 위해 외규장각 의궤 104권을 살피고, 남한산성 성곽 여장(女牆·낮게 쌓은 담)과 경복궁 향원정 온돌 등지에서 확보한 석회 조각 477점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석회 재료의 배합 조건을 도출하고, 내구성 평가도 했다.

또 창덕궁과 남한산성에서 옛 제조 기술로 만든 석회를 시범적으로 사용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관계자는 "조선시대 석회 첨가물 가운데 현대에는 쓰지 않는 죽미(粥米·죽을 쑬 때 쓰는 쌀)와 법유(法油·들기름)를 이용한 공법을 실험으로 재현했다"며 "법유의 방수 효과로 석회 파손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파악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소는 연구 결과를 문화재 수리 시 석회를 쓰는 벽돌·미장 공사 등 11개 공사 분야 '문화재수리표준시방서' 개선에 활용할 방침이다.

시방서는 공사 세부 사항을 명시한 문서다.

보고서는 문화재청 누리집(cha.go.kr)과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유산연구지식포털에서 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