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17개·중고등 16개 업무 '교무실→행정실'…시범학교 인력 증원
전 학교 행정실 업무구조 분석도…공무원 노조 "행정업무 정상화가 우선"

경기도교육청이 교무실 업무 일부를 행정실로 넘기는 '학교 업무 재구조화' 시범학교 20곳을 공모한다고 17일 밝혔다.

행정직 공무원 노조들은 이에 '행정업무 정상화가 우선되어야 한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학교 업무 재구조화 사업은 학교 내 각종 행정업무 담당 부서를 재분류하는 작업으로, 초등 17개, 중·고등 16개 교무실 업무를 행정실로 이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경기 '학교 업무 재구조화' 시범교 공모…노조 "중단하라" 반발(종합)
도 교육청은 교사들이 학생 교육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고자 작년부터 현장 의견을 수렴해 대상 사무를 정했다.

주요 대상 사무는 ▲ 학교 회계업무 ▲ 강사 등 인력채용 ▲ 배움터지킴이 채용 및 관리 ▲ 교과서 주문 및 정산 ▲ 학교방송실 운영 사무 전체 ▲ 미세먼지 ▲ 학교운영위원회 사무 전체 ▲ 초등돌봄 및 방과후학교 사무 전체 ▲ 유아학비 ▲ 수업 및 시험시간표 작성 ▲ 학생증 발급 등이다.

시범학교는 올 3월부터 2024년 2월까지 2년간 해당 사무를 행정실에서 수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교 업무 매뉴얼 개발, 학교 행정업무 간소화 방안 발굴 과제도 맡는다.

또 권역별로 4∼5개 학교씩 네트워크를 구축해 협업 시스템을 만들고, 이 중 중심학교를 거점형 학교로 운영한다.

시범학교에는 ▲ 일반직 공무원(교육행정직) 교당 2명 증원(거점형 3명 증원) ▲ 학교 운영비 교당 약 2천만원 지원 ▲ 업무 수행 역량 강화 연수 등이 제공되며, 시범학교 운영 기간 학교 종합감사가 유예된다.

이밖에 도 교육청은 시범학교 운영 지원단을 꾸려 불필요한 행정업무 경감 작업을 돕는다.

도 교육청은 아울러 '행정실 업무가 이미 포화 상태'라는 공무원 노조 등의 의견을 반영해 올 상반기 중으로 행정실 업무 구조를 분석하는 연구 용역을 진행하기로 했다.

공모에 참여를 원하는 학교는 구성원의 동의(전체 교직원 중 70% 이상·행정실 직원의 80% 이상)를 얻은 뒤 공모 신청서와 시범사업 운영계획서를 이달 27일까지 제출하면 된다.

도 교육청은 시범학교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만족도 조사 및 성과분석을 통해 사업 효과성이 검증될 경우 학교 업무 재구조화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기 '학교 업무 재구조화' 시범교 공모…노조 "중단하라" 반발(종합)
이 같은 도 교육청의 방침에 행정직 공무원 노조들은 공모 중단을 촉구하며 즉각 반발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교육청본부 경기교육청지부는 공모 계획이 발표된 직후 성명을 내고 "학교 현장의 정당한 우려의 목소리를 묵살하고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으로 공모를 강행한 경기도교육청을 규탄한다"며 "'끝장 투쟁'으로 '교원업무 행정실 떠넘기기'를 막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공모를 중단하고 학교 업무에 대한 연구 용역과 행정실 정상화 방안 먼저 마련하라"고 강조했다.

경기도교육청일반직공무원노동조합도 "시범학교 강행은 민주적 교육공동체를 파괴하는 행위"라며 "도 교육청이 노조에 대한 존중과 진정성을 갖고 대화와 협상을 시도한 적 있었는지 되묻고 싶다"고 비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