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해야 산다…'위기의 극장가' 활로모색 안간힘
코로나19 팬데믹과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급부상에 유례없는 불황을 겪고 있는 극장가가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극장을 운동, 게임, 영상 촬영 등을 즐길 수 있는 다채로운 공간으로 만드는 한편 K팝 콘서트, 스포츠 경기, 경제 강연 등을 중계하며 관객의 발길을 잡으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17일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해 극장을 찾은 총 관객은 약 6천50만명이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2억2천670만명)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이다.

극장들은 팬데믹 초기 객석 띄어 앉기나 자동차 극장 개관 등 안전한 관람 환경을 조성해 돌파구를 찾으려 했으나, 최근에는 '영화'라는 콘텐츠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극장을 탈바꿈하는 추세다.

CGV피카디리1985점은 지난 7일 7·8관을 개조해 만든 클라이밍짐 '피커스'(PEAKERS)를 개관했다. 영화를 보지 않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사용할 수 있으며 이용권과 강습권을 판매해 수익을 낸다.

CGV는 지난해에도 대형 스크린으로 게임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등 꾸준히 공간 다변화를 꾀하는 중이다.

롯데시네마는 월드타워점 시네패밀리를 6년 만에 리뉴얼해 개관했다. 상영관 안에 별도로 4∼6명이 들어가는 부스를 설치해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영화를 볼 수 있게 한 곳이다.

건대입구점 로비에는 각종 촬영 장비를 구비한 '오픈 스튜디오'를 설치했다. 유튜버 등 영상 제작자에게 빌려주고 일정 금액을 받는다.

메가박스 코엑스점은 지난해부터 스포츠 경기장인 몬스터짐 아레나를 운영하고 있다. 격투기, 폴스포츠, 팔씨름, 비보잉 등 다양한 스포츠 대회가 열린다.

메가박스는 앞서 수제 맥주 브랜드인 제주맥주와 손잡고 플래그십스토어를 열고, e스포츠 프로그램을 선보이기 위해 구단 담원 기아와 업무협약(MOU)을 맺기도 했다.

한 멀티플렉스 관계자는 "극장 공간의 변신은 코로나19로 볼 만한 영화가 개봉하기 어려운 시기에 어떻게 하면 관객들이 극장에 오게 할 수 있겠냐는 고민에서 시작한 것"이라며 "점점 잊혀 가는 극장의 존재를 사람들에게 환기하는 한편, 집에서 수동적으로 감상하는 OTT와는 차별화하기 위한 시도"라고 말했다.

영화관은 공간 변화뿐만 아니라 상영하는 콘텐츠 역시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오페라, 뮤지컬, K팝 콘서트 등 각종 공연을 중계하는 것에서 나아가 스포츠와 경제 등으로 영역을 넓혔다.

CGV는 얼마 전 프랑스 프로축구팀 파리 생제르맹과 생테티엔의 경기를 생중계했다. 롯데시네마는 유명 경제 유튜버들을 초청해 강연하는 '크리에이터스-컷'을 진행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