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실종자 가족들 "정몽규 회장 해결하고 사퇴해야지" 분노
"(현대산업개발) 회장은 빠져나간다 이거지."
17일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 실종자 가족 천막에서는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사퇴 발표가 끝나자 어이가 없다는 듯 탄식이 터져 나왔다.

실종자 가족들은 천막 안에서 TV 방송으로 정 회장의 입장 발표를 지켜봤다.

가족들은 "정말 못됐다", "(회장) 재임 기간에 일어난 걸 다 정리하고 사퇴해야지", "해결해야지" 등 한마디씩 하며 일제히 정 회장을 비판했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 사고 피해자 가족과 국민께 머리 숙여 깊이 사과드린다"면서 "이번 사고로 인해 피해자 가족분께 피해보상을 함은 물론 입주 예정자와 이해 관계자들에게도 피해가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붕괴 참사가 난 지 일주일 만에야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낸 정 회장에게 가족들은 '사과보단 책임을 지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피해자 가족 협의회 대표 안모(45)씨는 "사과를 할 거면 사고 현장에 와서 이야기해야지 고개를 몇 번 숙이는 건 '쇼'에 불과하다"며 "물러날 게 아니라 실질적 사태 해결에 대한 책임을 진 뒤 응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지난 학동 참사 때에도 고개를 숙였으나 그때와 달라진 모습은 없었다"며 "현대산업개발에서는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인 것 같다.

구조만을 애타게 원하는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하나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