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팅·SNS 익숙해진 탓…'글쓰기' 필수과목 지정하는 대학도

"뭐(무엇), 뭔(무슨), 거(것), 건(것은), 걸(것을), 땐(때에는), 걔(그애), 얘기(이야기), 알바(아르바이트)…"
최근 대학가에서 신입생 글쓰기 능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심심치 않게 나온다.

채팅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에 익숙한 나머지 부적절한 어휘를 글로 표현한다는 것이다.

대학생 리포트에 등장한 '뭔'·걔'…"구어적 표현 옮겨"
이연정 청주 서원대 휴머니티교양대학 교수는 지난해 발표한 '대학 신입생 글쓰기에 나타난 문장 오류 양상 분석'이란 논문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이 교수는 자신의 강의를 듣는 신입생 에세이 79편을 분석, 문장 오류를 부적절한 어휘 사용 등 범주별로 나눴다.

특히 이 교수는 구어적 표현을 글에 그대로 옮겨 사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채팅, SNS, 웹 소설 등 온라인 문화나 콘텐츠에 익숙한 세대의 특성이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오류 자체보단 이를 개선하기 위한 실질적인 문장 쓰기 교육이 무엇인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문장 쓰기 교육이 확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입시 중심의 교육도 학생들의 글쓰기 능력을 떨어뜨리는 이유 중 하나다.

평소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작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은 커지고 이것이 자유롭고 논리적인 글쓰기를 방해한다는 이야기다.

손대익 충북대 교양교육본부 의사소통센터 팀장은 "머릿속에는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있는데, 이것을 자기가 생각하는 만큼 표현하지 못하는 학생이 많다"고 말했다.

작문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오래전 서원대는 글쓰기 강의를 필수과목으로 도입했다.

서원대 관계자는 "신입생은 무조건 글쓰기 강의를 듣도록 했다"고 말했다.

충북대도 대학 의사소통센터에서 상담 프로그램 등을 통해 글쓰기가 어렵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을 지원하고 있다.

손 팀장은 "작년에는 900건 정도 글쓰기 상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