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선 작은 새도 조용하다. 기다려라. 그대 또한 곧 평온을 누리리.”(요한 볼프강 폰 괴테의 ‘방랑자의 밤 노래’ 중)
새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치유된다. 새가 날아가는 자태, 두 다리로 통통 뛰어가는 모습, 깃을 다듬는 행동을 보면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다. 사람은 새와 교감하면서 자연의 위대함을 감지한다. 새는 특히 도시에 사는 사람에게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열어준다. 그런데 이런 새가 매년 떼죽음을 당한다. 인간이 만든 건물에 충돌해서다.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섬뜩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도시를 바꾸는 새》는 새로 말미암아 변화한 도시의 모습과 새와의 공생을 위해 힘쓰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저자는 미국 버지니아대에서 친(親)생물 도시계획 이론인 ‘바이오필릭 시티(biophilic city)’를 정립한 도시계획 전문가다.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뉴욕, 싱가포르, 바르셀로나 같은 메트로폴리스가 새의 활동을 고려한 도시로 변모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사람은 도심에서 새의 노랫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 새소리가 들리는 도시는 더 즐겁고 생기가 넘치는 공간이 된다. 사람의 마음은 평온해지고, 어린 시절 행복했던 순간으로 돌아간다. 하지만 이는 도시인의 생각일 뿐. 새의 시선에서 바라보면 도심은 정글보다 100만 배는 더 위험한 공간이다. 찰나의 순간에 새는 목숨을 잃는다.
새를 죽음으로 인도하는 것은 도시의 상징과도 같은 밝은 빛과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건물이다. 도시의 현란한 불빛은 새의 방향 감각을 혼란케 해 길을 잃게 만든다. 새의 먹이인 나방과 애벌레도 급감시킨다. 특히 유리 벽은 새에게 치명적이다. 새는 유리를 장애물로 인식하지 못한다. 유리는 나무와 구름을 반사하기에 새는 꼼짝없이 속을 수밖에 없다. 북아메리카에서만 연간 10억 마리의 새가 유리에 부딪혀 죽는 것으로 추산된다. “빛이 새를 끌어들이고, 유리가 끝장을 내는” 시스템은 빈틈없이 작동한다.
유리 장벽을 피해도 위험은 곳곳에서 도사리고 있다. 귀엽게만 보이는 애완 고양이의 DNA에는 사냥꾼의 본능이 내재해 있다. 길고양이와 집고양이의 사냥에 수많은 작은 새가 희생된다. 하늘을 나는 새도 교통사고를 피할 수 없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 플로리다주에선 천천히 낮게 날던 캐나다두루미가 차에 치여 목숨을 잃거나 다치는 일이 속출했다.
서식지도 급감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아마존강 북부를 오가는 칼새는 가옥의 굴뚝에 둥지를 틀곤 했지만, 굴뚝 입구가 막히면서 머물 곳이 사라졌다. 오소리가 파 놓은 굴을 사용하던 굴올빼미도 도시화로 자연스레 조성된 굴을 찾기 어려워지면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도시화와 기온 상승 같은 서식 환경 변화 탓에 지난 100년간 조류종의 43%가 집단 괴멸 위기에 처했다.
이처럼 새가 죽어갈 때 사람은 무심했다. 하지만 조금씩 새가 내뱉는 소리 없는 절규를 감지한 사람이 늘었다. 사람이 사는 공간인 도시를 새도 함께 사는 공간으로 바꾸자는 목소리도 커졌다. 건물 옥상에 나무를 심거나 새가 좋아하는 식물을 심는 방법으로 새의 서식지를 만들려는 노력이 확산했다.
도시와 건물을 설계할 때 적극적으로 새를 위한 디자인을 적용하는 사례도 늘었다. 뉴욕에 있는 제이컵 K. 재비츠 컨벤션센터는 리모델링을 하면서 투명 유리창을 새에게 안전한 무늬 유리창으로 교체했다. 새가 둥지를 틀 수 있는 2만8000㎡ 넓이의 옥상 녹지도 조성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인터페이스 본사는 건물 대형 유리에 숲의 흑백 사진을 코팅했다.
샌프란시스코를 필두로 뉴욕과 시카고 같은 대도시가 새에게 안전한 건물을 만들기 위한 규칙을 제정하고 나섰다. 싱가포르에는 지난 5년간 수직 정원이 크게 늘어 ‘정원 속 도시’라는 슬로건을 현실에 구현했다.
저자는 “하늘을 나는 새를 위해 일상의 공간을 재해석하면 도시는 인간에게도 더 살기 좋은 곳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새를 위해 도시의 모습을 바꾸자는 제안이 일견 한가해 보이기도, 몽상가의 사치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무지 탓에 의도치 않게 수많은 새의 목숨을 뺏는 일은 이제 멈춰야 하지 않을까.
아버지는 서둘러 고급 소파에 허름한 담요를 덮어 놓는다. 구석에 있던 잡동사니 박스를 잘 보이는 곳에 재배치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바삐 움직이는 그의 팔목 위로 신형 롤렉스 시계가 반짝인다.어머니는 한참 동안 테이블 위에 놓인 고급 접시들 노려보고 있다. 한참을 탐색 후 그녀는 마카롱과 케이크의 위치를 바꿔놓는다. 형형색색의 디저트와 어울리는 색을 가진 꽃다발도 화병에 꽂아 놓는다. 곧 창문 너머로 차가 도착한다.이란성 쌍둥이, 스카이와 빌리는 어머니, 아버지의 오래된 아파트를 찾아간다. 지금은 모든 짐이 정리된 상태의 빈집. 그 집안에서 남매는 거실 바닥에 나란히 누워 하나둘씩 떠오르는 엄마, 아빠의 추억을 교환한다.놀랍게도 위의 이야기는 하나의 연속된 이야기가 아닌 세 개의 분절된 이야기다. 짐 자무쉬의 신작 <파더 마더 시스터 브라더>는 각기 다른 도시에 사는 각기 다른 가족의 에피소드가 담긴 엔쏠로지 (anthology) 영화다.영화의 첫 번째 이야기, ‘파더’ 는 미국 동부 어딘가에 있는 한 숲속으로 향하는 남매 ‘제프’(아담 드라이버)와 ‘에밀리’(마임 비아릭)의 대화로부터 시작된다. 그들은 생활고에 시달리는 아버지를 방문하러 가는 중이며 그를 만나는 것이 그다지 달갑지는 않다. 이윽고 재회한 남매와 아버지는 서로의 근황을 물으며 대화를 이어가지만, 아버지 (톰 웨이츠) 의 행동과 시선이 무언가 석연치 않다. 그의 집은 여전히 허름하고 낡았지만, 물건들로 가려진 듯한 가구들은 모두 새것이다. 제프가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의 손목에 걸쳐진 롤렉스에 관해 묻자 아버지는 중국산 모조라며 말을 얼버무린다.두 번
내년부터 ‘무(無)라벨’ 제도가 본격 시행됨에 따라 앞으로는 생수병에서 라벨을 보기 어려워진다. 슈퍼마켓이나 편의점의 낱개 판매 제품은 1년간 계도기간이 적용돼 기존 라벨 부착 제품도 함께 유통되지만 무라벨 제품이 늘어나는 만큼 병 뚜껑에 삽입된 QR코드를 통해 제품 정보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라벨 또는 QR코드에서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정보는 수원지(水源池)다. 국내에는 약 60여 개 제조업체가 300여 개 생수 브랜드를 생산하는데 브랜드마다 취수하는 수원지와 지질 환경이 제각각이다. 수원지 위치와 지층 특성에 따라 물맛은 물론이고 품질 안정성에도 차이를 보인다.또 하나 중요한 기준은 제품 유형이다. 먹는 물은 흔히 ‘생수’로 통칭되지만 법적으로는 ‘먹는샘물’과 ‘혼합음료’로 구분된다. 외형이 비슷한 페트병에 담겨 판매되다 보니 소비자가 혼동하기 쉽다.먹는샘물은 암반대수층이나 용천수 등 자연 상태 원수를 취수해 물리적 여과만 거쳐 생산된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미네랄 성분을 그대로 담은 게 특징. 최소한의 여과 과정만 거치는 만큼 원수 수질 관리가 핵심으로, 50여 개 항목의 수질 검사를 통과해야 한다. 반면 혼합음료는 정제수에 미네랄 등의 성분을 인위적으로 첨가한 제품이라 식품으로 분류된다. 먹는 물이 아닌 음료에 해당해 식품위생법을 적용받고 8개 항목 검사만 진행된다. 따라서 생수를 고를 때는 제품 유형부터 확인할 필요가 있다. '수원지'가 중요한 이유수원지는 물맛과 미네랄 조성, 품질 안정성을 결정짓는다. 일부 생수는 주문자위탁생산(OEM) 방식으로 생산돼 같은 브랜드라도 제조원이 달라질 수 있다.일례
10대 청소년 난청 환자가 최근 4년간 빠른 속도로 늘어나며 초고령층을 제외하고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놓은 상승률을 나타냈다.2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10~19세 남자 청소년 중 난청 환자 수(심사년도 기준)는 2020년 1만1302명에서 2021년 1만3163명, 2022년 1만4047명, 2023년 1만6932명, 지난해 1만6433명으로 4년 만에 45.4% 증가했다.이는 같은 기간 전체 연령대의 평균 증가율 28.3%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80세 이상(62.9%)을 제외한 나머지 연령대 전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난청은 흔히 노년층 질환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환자 증가율만 보면 10대 남자 청소년 환자가 노년층보다 더 가파르게 늘고 있다는 의미다.여자 청소년도 마찬가지다.10~19세 여자 난청 환자 수는 2020년 1만2568명에서 2021년 1만6270명, 2022년 1만6271명, 2023년 1만9067명으로 늘어났다. 지난해는 다시 소폭 줄어 1만7670명을 기록했지만, 4년간 증가율은 40.6%로, 80세 이상(51.0%)을 제외하면 가장 높다.갑자기 청력이 떨어지는 돌발성 특발성 난청(돌발성 난청)으로 범위를 좁혀도 청소년의 난청 환자 증가율은 전 연령 구간에서 상위권을 차지한다.10대 청소년의 난청이 늘어난 것은 해당 연령대가 그만큼 소음에 장시간, 자주 노출되는 일이 많아졌다는 의미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특히, 스마트폰으로 음악이나 영상을 큰 소리로, 오랜 시간 듣는 습관은 귀 청각세포를 손상해 난청을 유발할 수 있다.이효정 한림대학교 성심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연합뉴스에 "10대는 이어폰 사용 외에도 콘서트 관람 등 소음에 스스로를 노출하는 일이 많은데 이런 행동이 '음향 외상'을 일으켜 난청을 유발할 수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