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 육가공업체 또 19명 확진, 작년 2월 이후 누적감염 128명

충북 진천의 한 육가공업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해 이후 4차례나 집단감염이 꼬리 물면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공장서 4차례 집단감염…공동생활 등 취약한 방역환경 원인
11일 충북도와 진천군에 따르면 축산물을 가공하는 A 업체에서 이날 하루 19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지난 6일 30대 외국인 근로자 확진 이후 누적 감염자가 26명(내국인 3명, 외국인 23명)으로 늘었다.

A 업체와 협력사 직원 763명을 전수검사한 결과다.

방역당국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확진자가 나온 생산라인 가동을 중단한 채 자가격리 대상을 분류하는 중이다.

또 사흘마다 전체 직원에 대한 진단검사를 반복해 추가 감염자를 추려낼 방침이다.

이 업체 집단감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2월 28일부터 3월 22일 50명(내국인 4명, 외국인 46명)이 확진된 것을 시작으로 5개월 뒤인 8월 29일부터 10월 1일 46명(내국인 10명, 외국인 36명)이 연쇄감염됐다.

이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더니 같은 해 10월 15일부터 엿새간 6명(전원 외국인)이 또 확진됐다.

방역당국은 이 업체에서 집단감염이 반복되는 이유로 방역에 취약한 사업장 환경을 꼽는다.

샤워실, 흡연실, 휴게실 등 공용구간 동선이 겹치는 환경이어서 바이러스가 쉽게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협력사를 포함한 이 업체 관련 직원 763명 중 외국인 비중은 46.8%인 357명에 달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공동생활을 하며 화장실, 샤워실, 세탁실 등을 함께 사용한다.

인력소개업소 등을 통해 다양한 국적의 근로자가 수시로 들고나는 점 역시 코로나19 발생 우려를 높인다.

이런 상황에도 당장은 뾰족한 대책이 없어 방역당국이 난감해하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사업장 방역환경이 열악한 반면 수시로 드나드는 외국인 근로자를 일일이 통제하기 어려운 게 문제"라며 "돌파감염 사례가 빈번한 상황에서 도내 외국인의 3차 접종률은 아직 저조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내 육가공업체에 대한 방역점검을 강화하는 한편 내부 유휴공간을 활용해 생산라인마다 휴게소를 설치하는 등 근로자 접촉을 최소화하도록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