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붙은 셀트리온

<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 번째 키워드부터 바로 볼까요?

<기자>

네, 첫번째 키워드는 '불붙은 셀트리온'으로 잡아 봤습니다.

키워드의 불이 붙었다, 그야말로 주가 상승세에 불이 붙었다는 뜻인데요.

실제로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이틀째 강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셀트리온은 전날보다 5.08% 오른 19만 6,500원에 거래를 마쳤고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6.58% 강세를 보였습니다.

<앵커>

셀트리온에 호재가 있었나요? 주가 상승세에 불이 붙은 이유가 뭡니까?

<기자>

주가 하락세가 멈추지 않자 이를 만회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든 게 가장 주효했다고 보여집니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는 10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1,000억원 어치와 500억원 어치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습니다.

실제로 셀트리온의 종가 기준 주가는 지난 6일 18만 1,000원으로 52주 신저가 수준이었고요.

지난해 종가 19만 8,000원과 비교하면 4거래일 만에 8.56% 하락한 수준입니다.

같은 기간 셀트리온헬스케어도 8.35% 빠진 상황이었죠.

<앵커>

자사주 매입이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건 어떤 원리인가요?

<기자>

자사주는 말 그대로 자기 회사의 주식, 쉽게 말해서 회사가 자기 회사 주식을 보유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자사주 매입의 목적은 다양하지만 주가 안정과 주주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이유가 대부분입니다.

기업이 직접 주식을 사들일 만큼 주가가 저평가 됐다는 뜻이기도 하고,

시중에서 유통되는 물량이 줄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주식 가치가 올라가는 효과가 있습니다.

셀트리온그룹 역시 "최근 주식 시장 약세와 주가 하락에 따라

기업 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됐다고 판단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밝혔죠.

<앵커>

셀트리온 입장에서는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라면서요?

<기자>

네. 셀트리온그룹은 이전까지 회사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회사 수익의 배분보다는 재투자가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실제로 2012년 이후로 주가 부양을 위한 자사주 매입이나 배당도 실시하지 않았죠.

하지만 주가가 장기간 하락하자 주주 달래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번 자사주 매입에 앞서 지난해 12월 셀트리온은 주당 750원의 현금과 0.02주의 주식을 배당하기로 결정했고,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이사회에서도 주당 260원의 현금과 0.3주의 주식을 배당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사실 해외에서는 자사주 매입이 훨씬 더 활발한 편입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S&P500 기업 같은 경우 자사주 매입 규모가 사상 최대였다고 하는데,

국내에서는 유독 이런 사례가 많이 없는 것 같아요. 이유가 뭡니까?

<기자>

국내에서는 자사주를 매입해도 주가 부양 효과가 그렇게 크지 않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작년에 국내에서 1,000억원 이상 자사주 매입을 한 기업은 10개 정도에 불과한데요.

자사주 매입을 공시하고부터 5일 동안 평균 주가 상승률이 11%에 그쳤습니다.

또 10곳 중 4곳은 마이너스 수익률이 나기도 했죠.

<앵커>

자사주 매입을 했는데도 수익률이 떨어졌다고요?

<기자>

네. 일단 업종이 미국 같은 경우는 성장기술주 중심으로 자사주 매입을 많이 하는 반면,

국내는 현대차, 미래에셋증권 등 제조나 금융 관련, 경기민감 업종들이 주를 이룹니다.

자사주 매입이 무조건 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지는 게 아니라,

대내외 환경이나 성장 기대감 같은 것들도 영향을 준다는 의미겠죠.

또 우리나라에서는 자사주 매입을 일회성으로 하는 경우가 많은 반면에,

미국에서는 꾸준히 매입 정책을 펴면서 주주들에게 기대감을 주는 부분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앵커>

자사주 매입을 하면 투자자들의 수익률은 높여줄 수 있겠지만 반드시 좋은 건 아닌 거죠?

<기자>

네, 기업의 내재가치를 끌어올리는 방식이 아니라, '그냥 포장만 예쁘게 하는거다' 라는 지적인데요.

사실 기업은 돈을 벌면 다시 투자를 해서 성장을 이어가야 장기적인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 건데,

이 돈을 주주환원에 써버리면 반대로 성장성에 제약을 주는 요인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주주환원이 아예 또 필요없는 건 아니죠.

적절한 시점에 지속적으로 자사주매입을 이어가는 행위가

주주들에게는 기업의 성장에 대한 자신감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에 환영할 부분도 분명히 있습니다.

특히 올해 같은 경우는 시중 유동성이 축소되는 시기이기 때문에

주가를 끌어올릴 수 있는 동력으로 자사주 매입을 하는 기업에 투자하라는 조언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지효기자 jhlee@wowtv.co.kr
불붙은 셀트리온…자사주 매입 '독인가 약인가' [이지효의 플러스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