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열흘 만에 주요 은행의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0.6%포인트 급등해 최고 연 5.58%까지 치솟았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 등으로 시장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한 탓이다. 여기에 일부 은행은 가계대출 총량을 관리하기 위해 가산금리를 대폭 인상했다. 오는 14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하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과 전세대출 금리도 줄줄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은행의 1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는 연 3.82~5.58% 수준이다. 지난달 31일(연 3.60~4.98%)에 비해 하단이 0.22%포인트, 상단은 0.6%포인트 올라 단숨에 최고 5%대 중반으로 뛰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주 미국 Fed의 긴축 우려와 국내 정치권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부담이 겹치면서 채권 금리가 급등한 영향”이라고 말했다. 고정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는 지난달 31일 연 2.25%에서 이달 6일 연 2.54%까지 치솟았다.

한은이 이번주 기준금리를 또 한 차례 인상하면 변동형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등의 금리도 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연초 채권시장 충격이 장기 금리에 집중된 탓에 만기 6개월~1년의 단기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이들 대출은 연말연초 금리 변동이 거의 없었다. 현재 주택담보대출(지난해 9월 말 기준 969조원)의 75.5%가 변동금리형이다. 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가계의 이자 부담은 1조8300억원가량 늘어나게 된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