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한 불은 껐지만…카카오, 10만원선도 '붕괴' [박해린의 뉴스&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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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 기자, 오늘도 시장에 경계감이 가득한 가운데 마감했습니다.
코스피가 2,920선을 간신히 버텨냈죠.
<기자>
네, 오늘 코스피는 기관과 외국인의 매도세에 0.95% 내린 2926.72포인트로 마감했습니다.
오늘 코스피 상위 10개 종목 모두 약세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카카오의 낙폭이 가장 컸습니다.
카카오는 오늘 3.4% 내린 9만6,6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카카오의 주가가 9만원대를 기록한 건 지난해 4월 액면분할 이후 처음입니다.
<앵커>
박 기자, 물과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카카오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오늘이 가장 싼 주식이라고 불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네, 카카오뿐 아니라 상장 계열사인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까지 동반 하락하고 있습니다.
작년 11월 말만 해도 카카오그룹의 시가총액은 127조원이 넘어 LG·현대차그룹 등을 제치고 그룹 시가총액 3위로 올라섰었는데요.
현재는 약93조원 수준으로 줄었습니다.
<앵커>
갑자기 상황이 이렇게 뒤바뀐 이유가 뭡니까?
<기자>
여러 이유가 있지만 먼저 책임 경영에 대한 리스크가 불거진 것이 주원인으로 꼽힙니다.
지난해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카카오의 차기 대표로 내정됐었죠.
그런데 이 류 대표와 임원들이 카카오페이가 코스피200 지수에 편입될 당시 지분 900억원어치를 매각해 투자자들의 원성을 샀습니다.
이들이 얻은 차익은 약 469억원입니다.
규모도 규모지만 시기면에서도 소액주주들의 분노를 살 수밖에 없는 게 보시다시피 매도 단가가 20만원선입니다.
코스피200 특례 편입이 확정된 이후 주가가 승승장구하던 당시 임원진들이 주식을 대량으로 팔아치웠고, 시장에선 이를 고점 신호로 받아들여 주가가 이후 내리막길을 걷고 있습니다.
<앵커>
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거군요.
원망이 어마어마 하겠습니다.
<기자>
네, 류 대표는 올해 3월 카카오의 신임 대표로 자리할 예정이었는데, 카카오 주주들은 물론 노조까지 나서 류 내정자의 사퇴를 촉구하자 오늘 12시경 류 내정자는 결국 자진 사퇴를 결정했습니다.
사퇴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크게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앵커>
카카오페이 대표직은 유지하는 겁니까?
<기자>
네, 오는 3월까지 카카오페이 대표 임기를 유지할 예정입니다.
<앵커>
류 내정자가 사퇴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요지부동인 모습이군요.
박 기자, 일단 류 내정자의 사퇴로 가시적인 리스크는 사라진 것 같은데,
카카오를 바라보는 증권업계 시각은 어떻습니까?
<기자>
실적 부진과 성장주 가치 할인 등의 우려에 곱지 만은 않습니다.
삼성증권은 오늘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18만원에서 16만원으로 내렸습니다.
신사업 투자 확대 기조를 반영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12.3% 낮추고, 페이와 뱅크 등 주요 자회사의 기업가치 하락, 또 글로벌 비교기업들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한 겁니다.
삼성증권은 "정부 규제 이슈 장기화와 단기 실적 부진, 글로벌 금리 인상 등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며 "주가는 단기 약세 이후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최근 이베스트증권도 카카오의 주가를 16만원에서 13만5,000원으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다만 카카오가 올해 픽코마와 모빌리티 등 주요 자회사의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꼽힙니다.
<앵커>
경영 리스크 외에도 여러 우려들이 작용하고 있었군요.
<기자>
네, 이건 비단 카카오에만 국한된 문제는 아닙니다.
성장주들은 금리에 민감하기 때문에 최근 금리 인상에 따라 성장주들의 주가가 하방 압력을 받고 있습니다.
4분기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할 것이란 실망까지 작용해 증권가에선 네이버 역시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박해린기자 hlpark@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