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모터카 최고경영자.  /사진=롤스로이스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모터카 최고경영자. /사진=롤스로이스
전 세계 럭셔리카 시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반도체 대란 '무풍지대'였다. 영국의 초고가 자동차 브랜드 롤스로이스는 지난해 117년 브랜드 역사상 가장 많은 판매고를 올렸다. 셔리카 브랜드 벤틀리 역시 지난해 기록적 판매량을 달성했다.

토스텐 뮐러 오트보쉬 롤스로이스모터카 최고경영자(사진)는 지난 10일 "2021년은 롤스로이스에 있어 기념비적인 한 해였다"며 "플래그십(기함) 제품인 '팬텀'을 필두로 모든 차량에 대한 수요가 전례 없이 높았다"고 말했다.

실제 롤스로이스는 지난 한 해 전 세계 시장에서 5586대 판매했다. 전년(2020년) 대비 49%나 늘어난 수치로 모든 시장에서 두드러진 판매량 증가세를 보였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117년 브랜드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받는 베스트셀링 세단 고스트가 판매를 이끌었다. 작년 10월 출시한 롤스로이스 최초의 정규 비스포크 라인업 블랙 배지 고스트도 힘을 보탰다. 럭셔리카의 정점에 위치한 팬텀은 올해 3분기까지 사전 주문이 밀려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도 판매량이 늘었다. 전년 대비 31.5% 증가한 225대 팔려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다. 고스트와 컬리넌이 성장세를 견인했다.
V10 우라칸 STO.  /사진=람보르기니
V10 우라칸 STO. /사진=람보르기니
폭스바겐그룹 산하 또 다른 럭셔리카 브랜드 벤틀리도 2020년에 이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판매 신기록을 썼다. 작년 벤틀리 판매는 1만4659대로 전년 대비 31% 늘었다. 매출의 40%는 세계 최초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벤테이가가 차지했다. 최고급 쿠페 컨티넨탈 GT의 비중은 33%였다. 전체 판매 차종의 20%는 하이브리드 모델이었다.

이탈리아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도 지난해 역대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2019년(약 8200대)을 웃도는 수준의 판매 대수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아직 작년 연간 판매 대수는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람보르기니는 작년 1~9월 누적 6902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23% 증가한 판매 실적을 거뒀다. 이 기간 '꿈의 SUV'라 불리는 우루스가 25% 늘어난 4085대 팔려 전체 판매량의 59%를 차지했다. 슈퍼카 우리칸은 28% 증가한 136대, 아벤타도르는 총 681대 팔렸다. 작년 람보르기니도 국내 시장에서 353대(한국수입자동차협회 집계치) 팔려 전년 대비 판매가 16.5% 늘었다.

억대 슈퍼카, 최고급 차량의 판매 증가는 코로나19로 억눌린 심리가 고가 사치재 소비로 분출된 영향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여행길이 막힌 상황에서 글로벌 보복 소비의 흐름이 명품이나 슈퍼카로 쏠린 경향이 크다"며 "최근 주식, 코인(암호화폐) 등 급격한 자산 증가에 따른 소비도 초고가 브랜드의 상승세를 부추긴 영향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