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보이콧'…'79년 명성 무색' 초라해진 골든글로브
79년 역사를 자랑하는 미국 영화상 골드글로브 시상식이 9일(현지시간) 파행 속에 치러졌다. 후보에 오른 배우들은 불참했고, 관객은 없었으며 TV 생중계도 이뤄지지 않았다.

골든글로브를 주관하는 미국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이날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확산을 고려해 제79회 시상식을 관중 없이 비공개로 진행했다.

하지만 화려한 레드카펫 무대, 내로라하는 스타 배우들의 수상 소감 등으로 떠들썩했던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위상은 올해 쪼그라들 대로 쪼그라들었다.

할리우드 영화·방송계가 골든글로브 '집단 보이콧'에 나섰기 때문이다.

골든글로브 수상작 등을 선정하는 HFPA는 지난해 5월 백인 위주의 회원 구성이 드러나면서 인종 차별 논란이 일었고, 여기에 성차별 논란과 불투명한 재정 관리에 따른 부정부패 의혹까지 불거졌다.

이에 할리우드 스타들을 고객으로 둔 홍보 대행사들은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고, 넷플릭스 등 주요 제작사도 보이콧에 동참했다.

매년 시상식을 생중계한 NBC 방송도 이날 행사를 송출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HFPA는 이날 베벌리힐스 힐튼 호텔에서 회원들과 일부 후원자만이 참석한 가운데 90분간 비공개로 시상식을 진행했다.

AP 통신은 "궁지에 몰린 HFPA가 TV 방송, 스타 후보들, 레드카펫 행사, 사회자, 취재 언론, 심지어 온라인 라이브 스트리밍도 없이 시상식을 진행했다"며 "수상자 중 아무도 시상식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AFP 통신은 "주최 측의 윤리적 문제가 소용돌이치면서 골든글로브에 화려함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상을 주는 스타도, 받는 배우도 사라진 제79회 시상식 결과는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통해 공개됐다.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넷플릭스의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TV 드라마 부문 작품상과 남우주연상(이정재), 남우조연상(오영수) 후보에 올랐고 오영수가 한국 배우 최초로 골든글로브 연기상을 받아 주목 받았다. 하지만, 할리우드의 보이콧을 고려한 듯 오영수와 이정재, 황동혁 감독 등 '오징어 게임' 제작·출연진도 시상식에 불참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경기자 khkkim@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