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학번 전문대생 "캠퍼스 생활 못해"…알바 기회도 적어 올해 3년 차에 접어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Z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 대학생들의 일상도 크게 바꿔놨다.
캠퍼스 낭만은 고사하고 각종 대외활동과 봉사활동 등의 기회도 코로나19 이전 대학을 다닌 선배들과 비교하면 크게 줄었다.
오죽하면 '비운의 학번'이라는 말까지 나왔을까.
그렇다고 손 놓고 있지는 않았다.
이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코로나19를 헤쳐나가고 있다.
5일 경북대 재학생 정모(22) 씨는 하루 중 상당 시간을 '비대면 대외활동' 모집 공문을 찾는 데 쓰고 있다고 전했다.
정 씨는 "코로나19 이후에 오프라인 활동이 거의 없어졌다"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으니 기회가 생길 때마다 비대면 대외활동에 참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 밖 사람들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쌓을 기회가 없는 건 아쉽다"라며 "대부분 비대면 대외활동으로 몰리니 경쟁률도 치열하다"고 설명했다.
비대면 대외활동은 온라인으로 팀별 과제를 수행하고 최종 프로젝트 발표만 오프라인으로 진행하는 식이다.
대학생 이모(22) 씨는 "온라인 서포터즈 활동 두 가지를 하고 있다"며 "대면 캠페인 횟수나 참여 인원이 적은 점 말고는 큰 제약이 없다"고 말했다.
올해 3학년인 A 씨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멘토링'에 참가하고 있다.
A 씨는 "온라인 멘토링뿐만 아니라 비대면 면접에 대비하는 온라인 화상 컨설팅 수업도 있다"며 "비대면으로 가능한 활동들이 있어서 다행이다"고 웃었다.
각종 자격증 취득에 집중하는 대학생들은 더 늘었다.
동성로에서 영어 강사로 활동 중인 박모(30) 씨는 "코로나19 초기와 비교해보면 이전보다 원생들이 늘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취업은 해야 하는 불안한 상황 속에서 다들 자격증 취득에 열을 올리니깐 더 몰리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줄어든 아르바이트 기회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폐업하거나 직원 수를 줄이는 곳들이 많기 때문이다.
경북대 4학년 허모(22) 씨는 "아르바이트 구하기가 정말, 정말 어려워졌다"며 "올해 또 최저임금 시급이 9천160원이라 들었는 데 더 힘들 거 같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가 국내서 시작된 2020년도에 전문대에 입학한 학생들의 아쉬움은 크다.
비대면 위주의 학사 일정으로 캠퍼스 곳곳을 제대로 둘러볼 겨를도 없었다.
지난해 위드 코로나와 함께 대면 수업이 재개됐지만 '오미크론' 변이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다시 제한됐다.
대구지역 한 전문대생 B(21) 씨는 "교내 실습이 있어도 수업만 듣고 귀가하게 돼 있어서 2년 내내 대학 생활을 제대로 못 했다"며 "평생에 한 번 뿐인 시기이지 않나"라며 아쉬워했다.
한 전문대 학교 관계자는 "20학번 학생들은 입학식도 비대면, 졸업식도 비대면으로 하게 될 예정"이라며 "전문대생들은 현장 실습이 중요한데 교내 실습으로 대체되는 경우가 많았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