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차이롄서(財聯社)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작년 12월 31일 밤부터 다음날 새벽까지 방영된 중국 장쑤TV의 신년 특집 프로그램에 덩리쥔이 등장했다.
이날 등장한 덩리쥔은 첨단 기술로 구현된 가상인물이다.
가상 인간 덩리쥔은 "모두 안녕하세요.
저는 덩리쥔입니다.
새해 축하합니다"라고 말하고 나서 유명 남자 가수인 저우선(周深)과 함께 '대어'(大漁), '소성고사'(小城故事), '만보인생로'(漫步人生路)를 불렀다.
실제 무대에서는 존재하지 않는 가상인물이지만 TV화면에서는 마치 두 가수가 나란히 서 함께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보였다.
대중은 가상 인간 덩리쥔이 '대어'를 부른 모습에 더욱 큰 관심을 보였다.
'소성고사'와 '만보인생로'는 덩리쥔이 생전 부른 노래지만 '대어는 그의 사후 만들어진 노래다.
가상 인간 덩리쥔이 '신곡'을 부르려면 첨단 기술력을 동원해 생전 목소리를 토대로 새 노래를 자연스럽게 합성해내야 한다는 점에서 사람들의 관심이 더욱 쏠린 것이다.
이 가상 인간 덩리쥔을 개발한 업체는 중국의 가상현실 전문 업체인 디지털왕국(數字王國)이다.
이 업체는 '미스티크 라이브'(Mystique Live)라고 불리는 머신러닝 기술을 활용한 렌더링 시스템을 이용해 가상 인간 덩리쥔을 구현해냈다.
디지털왕국 주가는 가상 인간 덩리쥔의 등장 이후 첫 거래일인 3일 25% 급등하기도 했다.
중국 업계에서는 메타버스 시대가 열리면서 향후 가상 인간 기술 시장 규모가 급성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창장(長江)증권은 2030년 중국 가상 인간 기술 시장 규모가 2천700억 위안(약 50조원)이 될 것으로 예측하면서 가상 인간이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 사이에서 더욱 몰입감 있는 체험을 가능하게 해 메타버스 구현의 필수 요소라고 평가했다.
가상 인간 덩리쥔의 등장이 중국에서 화제가 된 가운데 대중의 반응은 예상치 못한 감동을 받았다는 쪽과 불편했다는 쪽으로 갈렸다.
한 누리꾼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덩리쥔의 '대어'를 들으니 눈물이 났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누리꾼은 "이런 가상 인간의 등장에 정말 반감을 느낀다"며 "무슨 근거로 그녀가 전혀 모르는 가수와 합창을 하도록 요구할 수가 있는가"라고 물었다.
/연합뉴스